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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인플레이션 '경고등'...일본은행 추가 금리 인상 압력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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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인플레이션 '경고등'...일본은행 추가 금리 인상 압력 증폭

도쿄 핵심 물가 1년 만에 최고치, 목표치 크게 상회
엔화 약세·원자재 가격 급등에 가계 부담 심화
임금 상승·소비 회복 관건… 신중한 BOJ 결정 주목
일본 도쿄의 한 매장에서 한 여성이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도쿄의 한 매장에서 한 여성이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일본 수도권의 핵심 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변동성이 큰 신선식품 가격을 제외한 도쿄의 핵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5%에 달해 중앙은행의 목표치 2%를 크게 웃돌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금리 인상 단행…추가 인상 가능성은?


일본은행은 지난주 단기 정책금리를 0.25%에서 0.5%로 인상했지만, 주요 경제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번 데이터 발표로 인해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31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도쿄 핵심 CPI 상승률은 시장 예측 중앙값과 일치했으며, 12월의 2.4% 상승에 이어 나타났다. 선행 지표로 여겨지는 도쿄의 물가 상승률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년 대비 상승률은 작년 2월의 최고치와 동일하다.

엔화 약세 지속…수입 비용 상승 압력 심화


일부 분석가들은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수입 비용이 급증하고 있어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으며, 향후 몇 달 안에 인플레이션이 3%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다이이치 생명경제연구소의 수석 전무 경제학자인 요시키 신케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가격 압박이 예상보다 더 심각해지고 있어 실질 임금이 플러스로 전환되지 않고 소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전국의 핵심 인플레이션이 5월에 3%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인플레이션만 보면, BOJ는 올해 한두 번 금리를 인상할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많은 것은 소비와 경제 전반이 얼마나 견뎌낼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식품·연료 등 생활비 상승 가계 부담 가중


도쿄의 또 다른 지표는 신선식품과 연료 비용을 모두 제외한 것으로, 12월에 1.8% 증가한 데 이어 1월에는 1년 전보다 1.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에 따르면, 생활비 상승으로 인해 가계가 타격을 입으면서 식품·연료와 광범위한 상품 가격이 상승했다. 신선식품을 포함한 도쿄 전체 CPI는 1월에 전년 대비 3.4% 상승해 채소와 쌀 가격 급등으로 인해 거의 2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를 기록했다.

임금 상승 여부와 경제 회복세가 관건


일본은행은 작년에 10년간 진행된 급진적인 경기 부양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금리 인상 주기를 시작했으며, 분석가들은 이러한 금리 인상으로 인해 단기 금리가 현재 0.5%에서 1% 정도로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임금 상승이 지속돼 소비를 뒷받침하고 기업이 가격을 인상할 수 있게 되면 일본은행이 차입 비용을 계속 인상해 인플레이션을 2% 목표 수준 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발표된 새로운 분기별 전망에서 일본은행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예상보다 장기적인 압박을 언급하며 2025회계연도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크게 상향 조정했다. 우에다 총재는 이러한 비용 상승 압력이 2025회계연도 후반에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 가계에 어느 정도 안도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업 물가 상승률 둔화…임금 상승보다는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


많은 기업이 노동력 부족이 심화되는 가운데 임금을 계속 인상할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가계의 생활비 상승을 보상할 만큼 임금이 빠르게 상승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 도쿄의 서비스업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1.0%에서 1월 0.6%로 둔화되었는데, 이는 임금 상승보다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가격 상승이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일본 경제의 취약한 본질을 강조하면서, 별도 데이터에 따르면 공장 생산량은 12월에 전월 대비 0.3%만 증가했다. 정부가 조사한 제조업체는 1월에 생산량이 1.0%, 2월에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심화될 경우 일본은행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다만, 임금 상승 여부와 소비 회복세,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대외 변수들이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면서 신중하게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