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여파에 촉각...달러화 강세·주식 급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무역 상대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투자자들은 무역 전쟁을 우려하며 달러를 사들이고 주식을 내다 팔았으며,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미국이 멕시코와 캐나다의 대부분 상품에 25%, 중국 상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발표는 시장에 ‘충격과 공포’를 몰고 왔다.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즉각적인 시행령 발동은 미국이 허세나 엄포가 아닌 실제 행동에 나섰음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2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앨빈 탄 RBC 캐피털 마켓의 아시아 통화 전략 책임자는 "미국의 무역 전쟁이 시작됐다"며 "달러가 조만간 하락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미 대통령 선거 이후 달러화는 가장 큰 움직임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관세 부과 대상 국가들이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통화 약세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폭스콘과 콴타, 인벤텍 등 멕시코에 공장을 둔 대만 기술 기업의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홍콩, 도쿄, 시드니, 서울, 타이베이 주식시장도 폭락을 면치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이 향후 자산시장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은 아직 불확실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바클레이스 등의 분석가들은 미국 기업 수익의 침체와 다른 국가들의 대응 방식에 대한 불확실성을 예상하며 주식시장의 하락세를 예측했다.
타렉 호르차니(Tareck Horchani) 메이뱅크 증권의 프라임 브로커리지 거래 책임자는 "시장 참여자들은 아직 잠재적 여파의 규모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향을 받은 국가들의 대응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호르차니 책임자는 최근 몇 주 동안 많은 투자자들이 달러와 금에 대한 포지션을 구축했지만 이번에는 트럼프의 위협이 얼마나 빨리 행동으로 옮겨갔는지에 놀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관세에 대한 결의를 과소평가해 즉각적인 조치보다는 추가 협상을 기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으로 촉발된 무역 전쟁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으며, 국내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추이를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