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경제력 격차 커지며 미국의 개입 여지 축소
전문가들 "시간은 중국 편...동맹국 설득도 난제"
미국의 대만 방어 능력이 중국의 급속한 군사력 증강으로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중국은 중국판 이지스함이라는 052D형을 25척 배치하고 스텔스 전투기 J-20를 대량 배치하는 등 군사력을 증가하면서 대만 침공 위협을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 "시간은 중국 편...동맹국 설득도 난제"
채텀하우스의 중국 전문가인 윌리엄 매튜스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워싱턴의 대만 방어 창구가 빠르게 닫히고 있다"며 현 상황의 심각성을 지적했다고 3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시진핑 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도 대만 문제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시 주석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도전받아서는 안 된다"며 레드라인을 분명히 했다. 이는 대만 봉쇄를 시뮬레이션하는 대규모 군사훈련과 해군, 공군, 로켓군, 해안경비대 간의 공조 훈련이 강화된 시점에서 나온 발언이다.
중국은 특히 올해 들어 대만 주변 해역에서 군사 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회색지대 작전'이라 불리는 무력 사용 임계점 이하의 군사 압박과 협박 전술이 일상화되고 있다. 2022년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의 타이베이 방문 이후 실시된 군사훈련부터 2024년 친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을 견제하기 위한 '합동검' 훈련에 이르기까지, 중국은 자국의 군사력과 의지를 지속 과시하고 있다.
특히 인민해방군은 수십 년간 이를 준비해왔으며, 이미 힘의 균형이 모호한 상태에 도달했다고 그는 분석했다.
미국의 전략적 딜레마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중국이 '회색지대 작전'의 범위와 강도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이를 저지하기 위한 미국의 어떠한 조치도 전면적 분쟁으로 비화할 위험이 있다. 미국이 대만에 군대를 주둔시키거나 독자적인 군사훈련을 하는 등 중국의 레드라인을 넘는 행동을 하기도 어렵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시간이 중국의 편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드론과 항공기 능력이 미국과 대등한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전투 경험도 꾸준히 축적되고 있다. 분쟁 발발 시 미국은 무기 체계의 생산과 조달 면에서도 중국에 열세에 놓일 수 있다. 현재의 생산능력으로는 필요한 탄약을 적시에 공급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정치적 요인도 미국의 대만 방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중국의 핵 능력 증강에 따른 확전 위험을 고려할 때, 국내 문제 해결을 우선하는 미국 정부가 대만 문제에 적극 개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동맹국들의 협력 확보도 과제다. 중국이 호주, 일본, 필리핀, 한국 등 역내 미국 동맹국들의 최대 교역 파트너라는 점은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매튜스 연구원은 "동맹국들이 패배 가능성이 있는 전쟁에서 워싱턴을 돕는 대가로 중국의 경제적 보복을 감수할 의지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장기로 중국의 야망을 저지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력 증강과 함께 동맹국들과의 관계 강화, 방위 산업 기반 확충 등 즉각 조치를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대만 방어를 위한 시간은 계속해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