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명확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불법 이민자와 마약 유입을 이유로 관세 부과를 지시했다. 두 나라가 대대적인 국경 경비 강화 조치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관세를 무기로 원하는 바를 쟁취한 ‘압박 전략’이 통한 셈이다.
효과를 봤기에 이 같은 전략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닐 원산지로 지목된 중국에도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고 합의를 위한 대화를 예고했다.
한국도 곧이다. 미국 수출 비중이 큰 국내 기업들을 중심으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대부분 한숨이 짙은 상황에서 은근히 기대를 드러내는 곳이 있다. 뷰티다.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을 밝힌 CJ올리브영에 ‘굿 타이밍’이라는 반응이다.
일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가 ‘K뷰티’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유통되는 화장품 중 미국산의 비중은 7%에 불과하다”며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국가가 경쟁 우위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트럼프 1기 당시에도 중국산 화장품에 대한 관세율을 25%로 높인 바 있다. 이에 미국의 중국산 화장품 수입액은 2018년과 2019년 각각 전년 대비 6%, 25% 감소했다. 또 미국의 화장품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21%에서 2024년 9%까지 낮아졌다. 같은 기간 한국의 비중은 9%에서 22%로 높아졌다.
권 연구원은 “관세가 부과되면 해당국에 대한 수입이 줄어들고, 수요가 다른 국가로 이동한다”며 “트럼프 1기, 한국 화장품은 가격 경쟁력과 성능을 강점으로 중국 제품의 대체재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