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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수년째 사기광고 방치하는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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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수년째 사기광고 방치하는 구글

IT 분야에서는 미·중 무역 갈등이 빅테크 기업으로까지 확대되고 있고, AI를 둘러싼 움직임도 무척 활발하다. 하지만 기자의 현재 최대 관심사는 "도대체 구글은 왜 이렇게 서비스를 방치할까?" 하는 부분이다.

기자는 반년 전에 '구글은 범죄 중개 플랫폼인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그때도 구글 크롬 브라우저, 유튜브 안에 사기 광고, 유명인 사칭 광고가 판을 치는데도 방치하고 있는 점을 언급했다.

그런데 반년이 지난 지금도 구글의 정책에 변화가 없는 듯하다. 종종 '동아일보' 가짜 홈페이지에 등장하던 유명 배우 송중기 사칭 광고는 지금도 드문드문 볼 수 있다.

배우 송중기에 이어 새로이 고통받는 배우 김무열. 역시 전과 동일한 동아일보+JTBC 사칭 화면의 광고지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사진=안드로이드 OS 내 광고 화면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배우 송중기에 이어 새로이 고통받는 배우 김무열. 역시 전과 동일한 동아일보+JTBC 사칭 화면의 광고지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사진=안드로이드 OS 내 광고 화면 캡처

이전에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 사칭 광고도 나왔는데 가장 최근에는 배우 김무열과 박신혜를 사칭한 광고를 볼 수 있었다. 한국의 유명 정치인, 기업인, 연예인이 1년 넘게 사기 광고로 피해를 입는데 이것 하나 개선할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에 등록된 게임 앱 화면. 유명 애니메이션인 '귀멸의 칼날'을 카피한 게임으로 애플의 앱스토어에는 올라오지 않았지만 구글 플레이에서는 버젓이 등록되고 있다. 사진=구글 플레이 화면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구글 플레이에 등록된 게임 앱 화면. 유명 애니메이션인 '귀멸의 칼날'을 카피한 게임으로 애플의 앱스토어에는 올라오지 않았지만 구글 플레이에서는 버젓이 등록되고 있다. 사진=구글 플레이 화면 캡처

앱 마켓 구글 플레이도 마찬가지다. 구글 플레이에 접속하면 구글 플레이에 광고비를 집행해 마켓 상단에 노출되는 '스폰서' 앱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누가 봐도 유명 IP(지식재산권)를 표절한 작품들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귀멸의 칼날', '나루토', '원피스' 등의 캐릭터를 똑같이 베끼고 제목은 다르게 지은 앱들이다. 초대박 IP인 '포켓몬' 짝퉁 게임은 100여 종 이상 등장했다.

애플의 앱스토어도 그럴까 궁금해 검색해 보면 애플의 앱스토어에서는 그러한 완벽한 표절작은 찾아보기 어렵다. 결국 구글이 꼼꼼하게 앱 심사를 하지 않는 셈이다.

유튜브도 문제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튜브 사용자 수는 4579만 명에 이른다. 전체 한국 인구수의 약 88%가 유튜브를 이용하는 셈이다. 특히 10대 이하 남성의 경우 월 56시간을, 여성은 월 43.5시간가량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의 영향력이 실로 엄청남을 알 수 있다.

유튜브 쇼츠에서 노출되고 있는 문제의 광고 영상.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유튜브 쇼츠에서 노출되고 있는 문제의 광고 영상.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그런데 유튜브의 광고는 선정적인 광고가 난무하고 있다. 성장기 어린이를 대상으로 영양제를 판매하는 K사는 광고 영상에 '성기에 털 나면 키 관리 이미 늦었대요'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여성 다이어트 보조제를 판매하는 D사에서는 '34㎏ 빠지니깐 떡X 좋다고 칭찬 들었음', '-21㎏ 뺐더니 친구 남친이랑 X파 됨', '43㎏ 빼고 XX머신 됐음' 등의 문구로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미성년자의 유튜브 접속시간이 상당한 만큼 지나치게 선정적인 광고는 청소년의 성 인식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그런데 이런 수많은 문제점이 있고 그 문제점이 1년, 2년 이상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데도 도통 개선되지 않고 있다. '광고로 돈만 벌면 그만'이란 생각이 아니라면 납득이 되지 않는 수준이다.

구글은 이제 우리나라에서 떼려야 땔 수 없는 플랫폼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지난해 3분기 데이터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폼 점유율이 80%에 달한다. 이는 곧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80%에 이른다는 뜻이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구글 계정이 필요하다. 유튜브 사용자는 전술했듯이 우리나라 인구의 88%가량이 사용하고 있다.

그 때문에 언론 못잖은 아니, 언론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런 거대 플랫폼에 사기 광고가 난무하는 것은 플랫폼의 사회적 책무를 완전히 방기하는 것이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