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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 트럼프 경제 첫 시험대 고용시장 약화...관세·이민자 추방 '역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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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 트럼프 경제 첫 시험대 고용시장 약화...관세·이민자 추방 '역풍' 예고

바이든 정부 당시에 비해 고용시장 악화 예상, 경제 진로 불확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미국 노동 시장이 약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일리노이주 노말에 있는 리비안 전기차 공장. 사진=로이터/연합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미국 노동 시장이 약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일리노이주 노말에 있는 리비안 전기차 공장. 사진=로이터/연합
미국에서 비어 있는 일자리가 줄어들어 일자리 쇼핑 시대가 끝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아직 노동 시장이 탄탄한 상태지만 보다 많은 직장인들이 전직을 하지 않고 있어 더 나은 일자리를 찾을 기회가 희박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용 시장 정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승리한 데는 경제 활성화에 대한 유권자의 기대가 반영됐다. 경제 전문가들은 향후 미 노동 시장이 전임 조 바이든 정부보다 더 약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추방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관세 카드를 동원한 무역 전쟁을 시작함으로써 노동 시장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수입품 가격이 오르고, 이것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또 불법 이민자를 대대적으로 몰아내면 인건비가 오르게 마련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트럼프 집권 2기의 불확실한 경제 진로를 고려해 금리를 동결하거나 필요하면 다시 인상할 수 있다. 연준이 금리를 낮추지 않으면 기업의 대출 부담이 증가해 투자와 고용을 꺼린다. 이렇게 되면 고용 시장은 더 위축된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사람은 3960만 명에 달했다. 이는 일자리 쇼핑이 가장 활발했던 2022년에 비해 22%가 감소한 것이다. 월간 퇴직자 숫자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더 줄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앞으로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에서는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일자리가 크게 늘어나 직장인들이 더욱 많은 보수와 더 나은 근무 여건을 찾아 나섬에 따라 전직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미국 노동 시장은 이때 한 시대 만에 가장 뜨거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을 지나면서 노동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경제는 성장을 계속하고 있고, 실업률도 크게 오르지 않고 있으며 해고가 널리 확산하고 있지도 않다고 WSJ가 짚었다. 미 노동부는 1월 고용 지표를 7일 발표한다.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은 4.1%였고, 이번 달에도 실업률이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했다.

미 노동부는 4일 발표한 지난해 12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서 구인 건수가 760만 건으로 전월 대비 55만6000건 감소했다고 밝혔다. 구인 건수는 지난해 9월 당시 737만 건을 기록한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구인 건수는 팬데믹 이후 노동 시장 초과 수요를 반영해 2022년 3월 1200만여 건까지 오른 뒤 이후 전반적으로 감소 흐름을 보여왔다.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구직자 한 명당 비어 있는 일자리가 1.1개로 나타났다. 이는 비어 있는 일자리가 가장 많았던 2022년 3월 당시의 2개에 비해 절반가량이 줄어든 것이다. 새로 일자리를 구하거나 전직하려는 사람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얻기가 그만큼 어려워졌다.

미국에서 신규 채용과 퇴직이 모두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에 월간 새 일자리 이동 비율이 3.5%로 2021년 당시의 4.4%보다 내려갔다. 지난해에 새로운 일자리를 얻은 사람은 6600만 명으로 2023년 당시의 7100만 명에 비해 줄었다.

미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를 얻은 사람이 전월 대비 25만6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 15만5000큰 폭으로 웃도는 수치다. 실업률도 작년 11월 4.2%에서 12월 4.1%로 하락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