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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유럽선 미국 차 사기 어려워"...자동차 관세 카드 다시 꺼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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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유럽선 미국 차 사기 어려워"...자동차 관세 카드 다시 꺼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에서 미국산 자동차 판매가 저조한 점을 지적하며 다시 한번 자동차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했다.

5일(이하 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럽연합(EU)은 미국 자동차가 팔리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며 "독일에서 포드나 쉐보레를 과연 몇 대나 볼 수 있느냐"고 밝혔다.

트럼프가 미국과 EU 간 무역 불균형을 이유로 자동차 관세 문제를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17년 첫 임기 당시에도 미국산 자동차의 유럽 시장 진입이 어려운 점을 지적하며 무역 정책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발언 역시 EU에 대한 자동차 관세 부과 가능성을 다시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산 자동차가 유럽에서 잘 팔리지 않는 이유로는 유럽의 도로 및 주차 공간 문제, 배기가스 및 안전 규제 차이, 소비자 취향 등이 꼽힌다.

독일 자동차협회(ADAC)의 카타리나 루카 대변인은 "독일에서도 일부 미국산 자동차를 볼 수 있지만, 대형 픽업트럭을 도심에서 운전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좁은 도로와 주차공간 때문에 크기가 큰 미국 차를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유럽과 미국의 자동차 안전 및 환경 규제 차이도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독일 자동차 시장 분석가 마티아스 슈미트는 "미국 제조사들은 유럽의 배기가스 및 연비 규제를 충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며 "미국 자동차 기업이 현재 제품 포트폴리오를 유지한 채 유럽의 CO2 배출 규제를 충족하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는 후미등에 붉은색이 아닌 황색 깜빡이를 사용해야 하는 등의 세부 규정이 있어 미국산 차량이 이를 맞추려면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

차량 크기도 문제다. 대표적인 미국산 픽업트럭인 램 1500의 경우 길이가 약 5.9m로 독일의 일반적인 주차 공간보다 90cm 이상 길다. 이럴 경우 유럽에서는 주차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최근 독일에서도 SUV와 대형 차량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미국산 픽업트럭과 SUV를 찾는 소비자도 일부 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유럽 시장 전략 변화도 눈에 띈다. GM은 지난 2017년 독일의 오펠 브랜드를 매각하며 유럽 시장에서 철수했고, 쉐보레 역시 대부분의 모델 판매를 중단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