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도 무역전쟁도 매수세 못 막아
뉴욕 주식 시장 개미 투자자들의 하루 주식 매수 규모가 사상 최대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충격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무역전쟁도 개미들의 매수세를 막지 못했다.
개미 투자자들은 불안감으로 기관 투자가들이 내던지는 기술주들을 받아내며 주식 시장을 안정시키는 시장조정자(market maker) 역할까지 하고 있다.
기관과 개미 간에 진검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연일 사상 최대 매수
개미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파고를 이겨내고 있다.
CNBC는 6일(현지시간) JP모건 시장 전략가 에마 우의 분석을 인용해 개미 투자자들이 3일 주식을 30억 달러어치 넘게 매수했다고 보도했다.
개미들은 이튿날인 4일에도 32억 달러어치를 더 긁어 모았다. 이전 사상 최대치보다 10억 달러어치 넘게 더 사들였다.
개미 투자자들은 지난 주에도 대규모 매수에 나섰다.
하루 매수 규모가 20억 달러를 넘은 날이 이틀이나 된다.
이들이 매수한 대표 종목은 엔비디아다.
개미 투자자들은 딥시크 충격으로 엔비디아 주가가 17% 폭락한 지난달 27일 엔비디아 주식을 5억6200만 달러어치 넘게 순매수했다.
이들은 엔비디아 외에도 딥시크 충격으로 폭락한 종목들을 대거 사들였다.
트럼프 충격도 이겨낸다
JP모건의 우 시장전략가에 따르면 개미 투자자들의 하루 매수 규모가 20억 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달 31일을 기준으로 지난 3년을 통틀어 지금까지 단 9차례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5번이 트럼프 취임식 이후에 일어났다.
트럼프가 멕시코와 캐나다에 각각 25% 관세를 신설하고, 중국에는 10% 관세를 더 물리기로 결정하면서 무역전쟁이 촉발됐지만 개미들의 매수 바람을 잠재우지 못했다.
멕시코, 캐나다 관세가 한 달 유예됐다고는 하지만 언제든 실행될 여지는 남아있다.
골드만삭스 전술 스페셜리스트 스콧 러브너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러브너는 “저가 매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시민 투자자들이 기관 투자가들을 압박하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M7 사랑 여전
트럼프 취임으로 주식 시장 무게 중심이 M7을 비롯한 대형 기술주에서 그동안 소외된 중소형주로 이동하는 순환(로테이션)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주식 시장은 여전히 빅테크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 배경에 개미들이 있다.
JP모건의 우 전략가는 주식 시장에 4일 새로 유입된 자금 약 70%는 M7 빅테크 종목에 투입됐다면서 엔비디아와 테슬라가 흐름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개미 투자자들이 이날 하루 사들인 엔비디아 주식 규모가 13억 달러어치, 테슬라 주식은 6억3200만 달러어치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기관은 매도
그러나 이른바 ‘스마트 머니’라고 부르는 기관 투자가들은 이를 매도 기회로 삼고 있다.
이들은 주식 시장이 과열돼 거품이 끼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딥시크의 성공으로 엔비디아 AI 반도체 수요가 예전만큼 강한 성장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트럼프의 무역전쟁은 미 교역 상대국들이 빅테크에 대해 보복에 나설 위험성도 높이고 있다.
우 전략가에 따르면 기관 투자가들은 4일 약 40억 달러어치 주식을 매도하는 한편 주가 변동에 따른 위험을 낮춰주는 옵션 델타를 80억 달러어치 넘게 사들였다.
팬데믹 이후 게임스톱 등 밈주 열풍 속에 기관들이 한 차례 패배한 적이 있는 기관과 개미 간 세 다툼이 이번엔 엔비디아를 비롯한 M7 종목에서 재연되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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