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상하이 직통 노선, 부에나벤투라항 중심 물동량 증가 기대
'일대일로' 불참 콜롬비아, 좌파 정권 출범 후 美·中 사이 줄타기
'일대일로' 불참 콜롬비아, 좌파 정권 출범 후 美·中 사이 줄타기
![콜롬비아가 최대 무역국인 미국의 압력에 맞서 중국과 새로운 해상 무역로를 개설한다. 사진=로이터](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50208204852073760c8c1c064d22114611240.jpg)
닛케이는 8일(현지시각) 콜롬비아 정부가 태평양 주요 항구와 중국 상하이를 잇는 새로운 무역로를 중국 측과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콜롬비아는 1월 말, 최대 무역 상대국인 미국으로부터 고관세 부과 압력을 받은 바 있다. 중국과의 관계 강화가 미국의 압력에 대한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루이스 레예스 콜롬비아 상공관광부 장관은 "콜롬비아와 중국의 관계 강화에 있어 큰 발걸음"이라며 "양국 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중국 최대 국유 해운사인 중국원양해운집단(COSCO)이 콜롬비아 동부의 부에나벤투라 항과 상하이 항을 연결하는 항로를 개설한다. 부에나벤투라 항에서 출발한 화물선은 중국이 남미 허브 항으로 새로 건설한 페루의 찬카이 항을 거쳐 상하이로 향할 예정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3년 콜롬비아의 대미 무역 규모는 약 300억 달러(약 43조6860억 원)로 국가별 1위를 기록했지만, 대중국 무역 규모는 약 160억 달러(약 23조2992억 원)로 미국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남미 국가들의 최대 무역 대상국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변화하는 추세 속에서, 콜롬비아는 여전히 미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콜롬비아는 역사적으로 미국과 정치·안보 면에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남미 대부분 국가가 참여하는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2022년 콜롬비아 최초의 좌파 정권인 페트로 정부가 출범한 이후, 이스라엘과의 단교 등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 1월, 콜롬비아 이민자 송환 문제로 미국과 갈등이 불거지자, 트럼프 행정부는 콜롬비아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고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했다. 이에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은 보복 관세를 시사하며 "미국 외 다른 국가로 수출을 지원해야 한다"고 언급, 수출 대상국 다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남미는 2000년대 이후 중국과 급속도로 가까워지면서 2000년부터 2023년까지 24년간 대중 무역 규모가 40배나 증가했다.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콜롬비아의 대중국 무역 규모 역시 같은 기간 41배로 확대되었지만, 대미 무역 규모는 2.9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콜롬비아가 미국의 압력 속에서 중국과 새로운 해상 무역로를 개설한 것은 무역 다변화를 통해 활로를 찾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