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저가 공세로 실적 부진
하반기 시황 회복 기대했지만
보편관세 부과로 시름 더 커져
"'국가별 협정 차이' 논리 내세워야"
하반기 시황 회복 기대했지만
보편관세 부과로 시름 더 커져
"'국가별 협정 차이' 논리 내세워야"
![경상북도 포항에 있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기용융로(ESF) 시험설비에서 쇳물이 출선되고 있다. 사진=포스코](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4071213401708453a67d2c7d5a11011187242.jpg)
이 관계자뿐만이 아니다. 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강제품 보편관세 부과 선언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발(發) 저가 물량 공세와 대미 수출 쿼터제(할당제)까지 더해 3중고에 빠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철강을 비롯한 미국 제조업에 기여하는 점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과 통상 당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철강사들은 중국산 저가 철강재 공급 과잉과 무역환경 악화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중국산 후판과 열연강판 수입물량은 각각 137만9000t과 137만8000t으로 집계됐다. 2021년과 비교해 각각 3배,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우리나라 철강제품에 대한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철강업계는 산업통상자원부에 중국산 후판·열연강판 반덤핑 의혹 조사를 신청하는 등 무역 제소로 대응하고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는 철강사들의 영업실적으로 나타났다. 포스코 철강사업은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전년보다 36% 줄어든 1조637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각각 61%와 57% 감소한 3144억원과 1025억원의 이익을 냈다. 철강업계 부진은 길어질 전망이다. 업계는 이르면 하반기 반등을 예상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 하반기가 돼야 (철강 시장의) 선행지표인 건설 수주와 착공 증가로 철강 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보편관세 카드를 통상 협상용으로 제시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협상 전략을 짜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미국이 국가별로 철강 분야 무역협정을 다르게 맺었다는 점에 주목하면 협상 실마리가 보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민동준 연세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 수입품에 25%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지만 각 나라가 미국과 맺은 기존 무역협정 세부사항이 달라 보편관세를 어떻게 적용할지 지켜봐야 한다"며 "한국은 미국과 맺은 FTA를 토대로 철강제품 무관세 수출 쿼터제를 이미 적용하고 있어 미국 측에 보편관세 부과 원칙이 무엇인지를 따져 물으며 협상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지원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조치에 따른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보편관세 부과가 현실화되기 전에 대미 아웃리치(협력) 활동을 확대하는 등 민관 합동 외교적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대미 투자와 중간재 수출 등으로 미국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희·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