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이맘때 23조원이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올해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면 이런 보통예금 감소 속도는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 예금 감소는 은행의 건전성 지표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금융권 대출금 잔액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3721조원 규모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1월의 2650조 원보다 4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 기간 대출금 평균 금리는 4.64% 수준이다. 대출 이자만 연간 172조원이었다. 4대 금융지주가 이자 장사로 41조8700억 원의 수익을 올린 이유다.
최대 실적을 낸 KB국민은행의 경우 12조8300억 원의 수익을 냈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 경기침체로 은행의 수익구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최근 환율 급등으로 금융지주의 위험 가중자산은 35조 원으로 급증했다. 위험 가중자산은 말 그대로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화대출 위험 가중치다. 이게 올라가면 금융지주사의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 자본비율(CET1)이 하락한다.
업계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CET1 비율도 0.01~0.03%P 하락한다고 본다.
게다가 자영업자·기업의 연체율이 올라가는 것도 금융 리스크 중 하나다. 전체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0.42%다. 하지만 복수 금융기관에서 차입한 저소득 자영업자인 취약차주만 놓고 보면 연체율이 11.55%로 올라간다.
기업대출 연체율도 지난해 3분기 기준 2.43%로 2020년 1분기 0.93%보다 2배 이상이다. 지난해 말 기준 중소 건설사의 연체율은 부동산 PF 부실 문제가 불거졌던 2020년 말보다 3배 이상 올라간 상태다.
금융당국이 예사롭지 않은 최근 금융시장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