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 전기차 판매 '찬바람'... 자동차업계 무공해차 의무화 충족 '빨간불'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전기차 열풍이 식어가고 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 전기자동차 판매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무공해차 판매 의무화 이행이 위기를 맞고 있다.

캘리포니아신차딜러협회(California New Car Dealers Association)와 엑스피리언 오토모티브(Experian Automotive)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캘리포니아 무공해차 등록대수는 38만 7368대로 전체 신차 판매의 4분의 1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전기차 판매가 46% 급증한 것과 비교해 단 1% 증가에 그친 수치다.

지난해 캘리포니아 전체 신차 판매량도 175만대로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브라이언 마스(Brian Maas) 캘리포니아신차딜러협회 회장은 "테슬라를 제외한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2026년형 모델에 대한 주정부의 35% 무공해차 의무 판매 비율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스 회장은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면서 "시장 수요가 의무 판매 요건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벌금을 내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휘발유와 디젤 동력 픽업트럭의 판매를 제한하는 등의 재고 통제를 선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35% 의무 비율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규정 미준수 차량당 2만 달러의 벌금을 내거나, 캘리포니아 내 가솔린 및 디젤 차량 재고를 제한해야 한다. 또는 잉여 배출권을 보유한 업체, 주로 테슬라로부터 배출권을 구매할 수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캘리포니아주에서 20만 3221대를 팔았는데 이는 전년에 비해 11.6% 감소한 것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점유율은 60.1%에서 52.5%로 7.6%포인트 하락했다.

리비안은 1만 277대 판매로 전년 대비 17% 성장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무공해차 의무화 정책은 '첨단 청정차량 II(Advanced Clean Cars II)' 프로그램을 통해 시행되고 있다. 개빈 뉴섬(Gavin Newsom) 주지사는 지난 2020년 이 정책을 발표했으며, 주 대기자원위원회는 2022년 관련 규정을 확정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연방 청정대기법(Clean Air Act)에 따라 캘리포니아 주의 독자적 기준 설정을 승인했다.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는 "목표 달성 실패나 제조업체 계획의 부적절성을 논하기엔 시기상조"라며 "배출권 구매는 제조업체에 유연성을 제공하는 옵션이었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에너지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캘리포니아는 세계 시장이 계속 혁신하고 급증함에 따라 무공해 차량 판매에서 국가를 선도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현재 50개 이상의 무공해 차량 부품 제조업체가 우리 주를 본거지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하이브리드차는 지난해 캘리포니아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32% 증가해 시장 점유율이 11.1%에서 14.7%로 상승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6만 800대로 전년의 5만 9506대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무공해차 등록대수는 2020년 9만 3100대에서 2021년 16만 4600대(76.8% 증가), 2022년 26만 2400대(59.4% 증가), 2023년 38만 2700대(45.8% 증가)로 꾸준히 증가해왔으나, 2024년에는 38만 7400대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