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작 연대기(49)] 안귀호(한국무용가)의 ‘김백봉부채춤’

무용가 안귀호(安貴好, AHN GUI-HO)는 봄의 제전을 위해 겨울을 덥히고 있다. 움직임 하나하나의 정성이 장엄을 발하는 ‘한국춤제전’에서 춤이음 회장인 신화원의 작품 연출가로서의 예술적 시각을 풀어내는 기량을 보일 것이며, ‘춤&판’에서 ‘김백봉 화관무’ 솔로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춤꾼으로서의 탁월한 춤의 유전자를 소지하고 있음을 예증할 것이다. 다가오는 가을 시월 나흗날은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창작무용 개인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그녀는 전통과 창작, 안무와 출연을 오가며 한국무용을 살찌우고 있다.




안귀호(춤이음 무용단 부대표·상임안무가, 2011~ )는 신무용의 대가 김백봉의 친손녀로 경희여고, 경희대 무용학부 학사(한국무용 전공, 수석 졸업), 경희대 일반대학원 무용학 석사, 경희대 경영대학원 공연예술경영학 석사(MBA), 동덕여대 일반대학원 무용학 박사의 배움을 이어왔다. 그녀는 취봉(翠峰) 김백봉의 춤 사사(1980~2023), 안병주로부터 작품 사사(1989~현재)로 김백봉-안병주-안귀호로 이어지는 김백봉 가(家)의 정통 무맥(舞脈)을 이어가고 있다.
안귀호는 김백봉무용단 수석단원·지도위원(1999~2010)을 거쳐 현재 춤·이음 부대표·상임안무, IUM DANCE PROJECT 예술감독, 경희대 글로벌미래교육원 무용학과정 총괄 주임교수, 평안남도 무형유산 제3호 ‘김백봉부채춤’ 전수교육이수자 인정(2016.05.13.), 김백봉춤보전회 상임이사, 김백봉부채춤보존회 이사, 사)대한무용협회 상임이사,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이사, 한국춤협회 이사로서 긴 학습과 내공의 수련시대를 감내하고 있다.
안귀호는 '하루:레종데트르'(2021)로 대한민국무용대상 대통령상, '갇힌 자의 위로'(2019)로 서울무용제 최우수상, 무용문화포럼 최고무용가상(2014), 대한민국전통무용대제전 지도자상(2012), 프라하국제무용제 ‘비전 있는 무용가’ 연기상(2010), 경기도무용제 최우수연기상(한국무용협회, 2010), 프라하국제무용제 그랑프리(2006), '햇빛새장'(전국무용제 본선 안무작, 2002) 최우수연기상(주역: 나용주), 강원무용제 대상·안무가상(전국무용제 도예선, 2002)을 수상했다.
안귀호의 대표 안무작은 김백봉 작품에 나타나는 움직임을 기반으로 한다. 그녀의 안무작 '날+것', '하루:레종데트르', '갇힌자의 위로', '달의 바다 그 한시간 쯤', '사의 창', '두 명의 프리다', '화비-꽃, 바람에 날리다', '아(a)-우(u)-움(m)', '윌리의 늪', '그레텔의 숲', '설화의 춤', '노래하는 창가비'(드라마 안무), '꼭두야! 그 하늘 길은…', '햇빛새장', '안귀호의 춤-수연', '새벽드리' 등은 깊은 사유에서 길어 올린 시어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안귀호는 경희대학교 무용학부 입학을 계기로 본격적인 공연을 개시한다. 그녀의 초창기인 90년대를 살펴본다. 서울 국제무용제 개막식 공연 '부채춤' 출연(문예회관 대극장, 1992), 무용감상을 위한 무대 출연 (덕성여대 대극장, 1992), 하와이 이민 90주년 기념 공연 '부채춤' 출연(하와이 마미아 극장, 1993), 제3회 충북 음성군 꽃동네 자선위문공연 '화관무·부채춤' 출연(충북 음성군 꽃동네, 1996), 김백봉 무용인생 60주년 기념 '아! 김백봉'·'부채춤·화관무' 외 출연(국립극장 대극장, 1997), 강원대 50주년 기념 '아! 김백봉'·‘부채춤’·‘만다라’ 초청공연 출연(강원대 백령문화회관, 1997), 엑스포 초청공연 ‘부채춤’·'만다라'·'타의 예' 외 출연(일본 톳도리현 엑스포 공연장, 1997), 우리춤 뿌리찾기 무용계의 '3대 거목' 송 범, 김백봉, 한영숙 류파전 공연 '부채춤' 출연(예술의전당 예악당, 1998)
안귀호는 밀레니엄에도 공연을 이어간다. 2024년: 튀르키예 안탈리아시 신년대축제 초청공연 재안무 및 연출(시청광장, 12.31), 2024 춤이음 기획공연 'EDGE' 연출(서강대 메리홀 소극장, 12.08), 2024 서울무용제(명작무 극장): '김백봉 화관무' 안무지도·주역(아르코대극장, 11.09), 2024 서울 발레페스티벌 초청공연 '김백봉 화관무' 주역(석촌호수 수변무대, 10.09), K-wave Dance Festival '타의 예' 안무·지도(새빛섬 야외무대, 10.04), 광화문 전통춤 페스티벌 '김백봉 부채춤' 총괄 지도(광화문광장 야외무대, 09.17), 춤이음 기획공연 안병주의 춤 '무:말하다' 감독(국립극장 해오름극장, 05.26), ‘세실풍류: 법고창신, 근현대춤 100년의 여정’ 초청 '청명심수' 출연(국립정동극장 세실, 04.09)
2023년: 춤이음 기획공연 'EDGE' 총연출(서강대 메리홀 소극장, 10월), 인천 송도 멀티미디어 드론쇼 'ALL NIGHTS INCHEON'(5월) 안무·감독 2022년: 춤이음 기획공연 'EDGE' 총연출(광무대, 12월), 한국명작무대제전 초청 '청명심수'·'김백봉부채춤' 주역(11월), 멕시코 세르만티노축제 초청 '김백봉 부채춤'( 한국무형유산원 축하공연) 재안무 지도(10월), XR 드론아트쇼 '플라잉 아트 인 제주' performance 안무(10월), SIDANCE 초청공연 한국의 춤-유파전 ‘김백봉부채춤보존회’ 공연 재구성 및 출연(9월), 고무신 춤축제 '날+것' 안무(9월), 전국무용제 개막식 사전축제 초청공연 '하루:레종데트르' 안무·연출(9월), ‘이미희 허튼춤맥’ 특별출연–'김백봉부채춤'(한국문화의 집, 5월)
2021년: 대한민국무용대상 '하루:레종데트르' 안무·연출(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대통령상, 12월), STREETDANCE PERFORMANCE 'NO DOUBT vol. 3' 예술감독(평화의 전당, 12월), 서울무용제 부대행사 '대학무용축제-경희대 : 타의예II'(11월) 안무·지도, '하루:레종데트르' 안무·연출(용극장, 9월), '춤의 화원' 연출(신화원의 춤, 남산국악당, 6월) 2020년: STREETDANCE PERFORMANCE 'NO DOUBT vol 2.' 예술감독(평화의 전당, 11월), 제34회 한국무용제전 소극장 경연부문 우수상, 박주현 안무의 '움키다' 연출(서강대 메리홀 소극장, 10월), 이북5도 무형문화재 축제 '김백봉부채춤' 주역(남산국악당, 10월), 제29회 전국무용제 개막축하 사전공연 '김백봉화관무' 안무(온라인 공연, 10월), 한국전쟁 70주년 기획공연 한반도 무형누리 '김백봉부채춤' 지도(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 6월)





안귀호는 안병철, 조효선의 1남 2녀 중 장녀로 심오한 무용 이론가 안제승, 위대한 무용가 김백봉에서 발원하는 모든 춤에 다 출연하였고 원작을 보존 중이다. 춤에 감각을 일깨워 주는 모든 것들을 좋아하는 그녀는 유년기에 보았던 조모의 무용극 '심청'을 보고 무대예술이 주는 연출과 함께 대형의 공연이 주는 압도감이 관객들에게 얼만큼 큰 감동을 선사하는지 기억한다. 지금은 김백봉이 남긴 춤의 유산을 보전하면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 하는 것에 집중한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무대에 서며 젊은 무용가들에게 양질의 에너지로 지도할 수 있는 선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한국무용가 안귀호는 한길을 고집하는 뚝심, 뭐든지 배우려고 하는 자세, 정통성 보전에 대한 고지식함과 동시대 트렌드에 대한 연구와 예민한 감각, 무대연출에 대한 동물적 감각, 움직임을 개발하고 만들어 내는 능력 등 인간의 내면을 진솔하게 표현해야 직성이 풀린다. 정통 무용 명가(名家)의 적통인 그녀는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춤추는 사람의 몰입과 감정을 살피고 끌어내려고 노력한다. 그녀가 봄을 맞이하는 의식으로서 춤 생태계는 여전히 희망이다.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