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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 거두고 화석연료로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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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 거두고 화석연료로 회귀

머리 아킨클로스 BP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머리 아킨클로스 BP CEO. 사진=로이터
영국의 글로벌 에너지 기업 BP가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20배로 늘리겠다는 기존 목표를 철회하고 화석연료 중심의 전략으로 회귀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투자자들의 수익성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BP는 최근 몇 년간 경쟁사 대비 주가 부진을 겪어왔으며 지난해 주가는 주요 석유 기업들에 비해 약 16% 하락했다.

로이터는 “이에 따라 BP는 오는 26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자본시장 행사에서 머리 아킨클로스 최고경영자(CEO)가 2019년부터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50기가와트(GW)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공식적으로 철회할 예정”이라고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현재 BP의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은 8.2GW로 이는 2019년의 926메가와트(MW)에서 증가한 수준이다.
또 BP는 올해 490억 달러(약 70조 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목표를 연간 성장률 목표로 변경하고 자산 매각 및 저탄소 투자 축소를 통해 부채를 줄이고 수익을 높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같은 결정은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BP 지분의 약 5%를 확보하고 비용 절감과 자산 매각을 요구하는 등 압박을 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BP는 지난 2020년 전임 CEO인 버나드 루니 시절 2030년까지 석유 및 가스 생산을 40% 감축하고 재생에너지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이후 2023년 감축 목표를 25%로 완화한 바 있다. 현재 CEO인 아킨클로스는 재생에너지 투자 속도를 늦추고 비용 절감 및 인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에너지 업계 전반에서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던 주요 기업들이 최근 화석연료 가격 상승과 함께 다시 석유 및 가스 중심으로 돌아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으로 인해 화석연료에 대한 지지가 강화되면서 이러한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BP는 이같은 전략 수정을 통해 연간 저탄소 자본 지출을 20억~30억 달러(약 2조9000억~4조3000억 원)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