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파괴력 앞세운 중국, SiC 웨이퍼 시장 장악
미국의 규제 속 기술 자립 가속화, 글로벌 반도체 판도 변화 예고
미국의 규제 속 기술 자립 가속화, 글로벌 반도체 판도 변화 예고

2년 전 1,500달러에 거래되던 6인치 SiC 웨이퍼가 현재 중국 공급업체에 의해 500달러 이하로 판매되는 현실은 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SiC 기판은 항공우주, 전기차, 터빈, 데이터센터 인프라 등 첨단산업 분야에 필수적인 고전압 전력 반도체 제조의 핵심 소재이다.
중국 기업들은 국가 지원 보조금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 시장 선두 업체들의 수익성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또한, 중국은 미국의 수출 제한을 받지 않는 분야에서 자체 공급망 구축을 가속하며 SiC와 같은 화합물 반도체 기술력을 빠르게 향상시키고 있다.
SiC 웨이퍼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발판 삼아 중국은 스마트폰, 가전제품, 자동차, 방위 장비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는 성숙한 반도체 노드(28나노미터 이하 기술)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SMIC는 경쟁력 있는 가격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성숙한 칩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일부 해외 칩 제조업체조차 중국 위탁 칩 제조업체의 생산능력을 활용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성숙한 칩 시장의 변화는 단순한 경제적 문제를 넘어 정치적 이슈로도 부상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칩 산업 성장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며 수출통제 및 투자 제한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는 중국의 기술 자립 노력을 더욱 가속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대규모 펀드 조성 및 연구개발 지원 등을 통해 칩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성숙한 칩 및 메모리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여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차이나 쇼크’는 칩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치열해질 시장 경쟁 속에서 각국 정부는 칩 산업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기술 경쟁력 강화, 공급망 다변화, 국제 협력 강화 등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