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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EU, 트럼프 관세 위협 속 연내 자유무역협정 타결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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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EU, 트럼프 관세 위협 속 연내 자유무역협정 타결 추진

폰데어라이엔 위원장, 27명 집행위원 대동 인도 방문
자동차·주류·비자 문제 등 오랜 쟁점 극복 과제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2월 28일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2월 28일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도와 유럽연합(EU)이 올해 말까지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목표로 협상에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양측이 경제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고 2월 28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7명의 EU 집행위원들을 대동하고 28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했다. 이례적으로 많은 인원의 대표단이 파견된 것은 EU가 인도와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폰데어라이엔과의 회담 후 공동 언론 발표에서 "인도와 EU 간 20년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자연스럽고 유기적"이라며 "신뢰, 민주적 가치에 대한 공유된 믿음, 번영과 공동 발전에 대한 상호 헌신에 기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인도가 "곧" 세계 4대 경제대국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프랑스가 모디 총리를 인공지능 정상회의 공동 의장으로 초청하고, 영국이 지난해 중단됐던 인도와의 FTA 협상을 이번 주 재개한 것도 이 같은 인도의 경제적 중요성을 반영한다.
모디 총리는 인도가 무역, 기술, 투자, 혁신, 녹색 성장, 안보, 훈련, 모빌리티 분야에서 EU와 협력하기 위한 청사진을 준비했으며, "올해 말까지 상호 이익이 되는 양자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도록 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다음 회담은 3월 10일부터 14일까지 브뤼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인도와 EU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16차례에 걸친 회담을 진행했으나, 자동차·주류·유제품에 대한 인도의 수입 관세 철폐와 인도 숙련 노동자에 대한 EU 비자 발급 문제 등으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측 무역은 지난 20년 동안 3배로 증가했다. 인도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3월 종료 회계연도 기준 양국 무역은 1,374억 1,000만 달러에 달했으며, EU는 현재 인도의 최대 상품 무역 파트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리는 이 여세를 몰아 올해가 끝나기 전에 자유무역협정을 마무리 짓도록 협상가들에게 임무를 부여했다"며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지정학적 맥락이 결단력 있는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협상의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는 EU의 탄소국경조정기구(CBAM)로, 이는 27개 회원국으로 유입되는 탄소 집약적 상품에 세금을 부과하여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뉴델리 소재 글로벌 무역 연구 이니셔티브의 아제이 스리바스타바 설립자는 "유럽 제품이 FTA에 따라 무관세로 인도에 수입되겠지만, 인도의 수출품은 여전히 20%~35%의 관세와 CBAM 관세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또한 인도와 EU가 가장 중요한 가치사슬을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배터리, 의약품, 반도체, 청정 수소, 방위 분야에서의 협력을 촉구했다. 그녀는 인도가 다른 남반구 국가들의 우려를 강조하는 데 있어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평가하며, "인도는 남반구와 전 세계, 인도 태평양과 유럽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2023년 G20 정상회의에서 모디 총리가 공개한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MEC)이 이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라고 언급했다. IMEC는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대응하는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