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멕시코·캐나다 25% 관세 이달 4일 부과 예고
반도체·車 등 韓도 영향 '가시권'…"한국, 크게 불리한 조건은 아냐" 분석도
반도체·車 등 韓도 영향 '가시권'…"한국, 크게 불리한 조건은 아냐" 분석도

중국에 중점 된 1기와 달리 이번에는 경쟁국·동맹국을 가리지 않고 철저한 자국 우선주의에 바탕을 둔 미국의 관세 조치가 수일 내 가시권에 들면서 한국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로 기업들도 긴장하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2일(현지 시각) 예정대로 4일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지만, 관세율은 이미 예고한 25%에서 조정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멕시코, 캐나다에 대해 어떻게 할지 생각하고 있으며, 그 상황은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신정부가 아직 한국을 콕 집어 관세 조치를 예고하지는 않아 미국의 무차별 관세 공세 국면에서 한국이 크게 불리한 조건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 우선 철강, 자동차,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이 관세 직접 사정권에 들면서 수출 감소 등 피해가 우려된다.
현재 한국은 대미 철강 수출에서 '263만t 무관세' 쿼터(할당량)를 적용받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의 예외를 모두 없애는 방식으로 모든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관세 25%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당장 국내 철강 업계에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의 양대 수출품인 반도체와 자동차를 대상으로 한 관세 부과 조치가 시행된다면 미국 시장에서 가격 상승에 따른 경쟁력 약화와 함께 제3국에서 경쟁 심화로 인한 수출 영향도 예상된다.
한국의 양대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은 반도체 등 중간재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대중국 수출 감소를 초래할 수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대중 관세 부과에 따른 미국의 IT·가전 시장 위축은 중국 내 생산 감소 현상을 낳고, 이는 다시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 부품 등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 1330억달러(약 195조원) 중 85.86%가 메모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 부품 등을 포함한 중간재다.
한국은행은 작년 8월 펴낸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60% 대중 관세를, 여타 국가에 10% 관세를 부과한다는 선거 공약이 실현된다면 한국의 대중 수출과 수출 연계 생산이 각각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미·중 관세 전쟁뿐 아니라 멕시코, 캐나다, EU 등으로 확전되는 '글로벌 무역 난타전'은 제조업 중심 수출국인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다.
김태우·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