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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하루 100억 달러씩 늘던 전세계 억만장자, 한 달새 재산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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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하루 100억 달러씩 늘던 전세계 억만장자, 한 달새 재산 급감

블룸버그 억만장자 순위. 사진=블룸버그이미지 확대보기
블룸버그 억만장자 순위. 사진=블룸버그
올들어 지난 1월 전세계 주요 억만장자들은 하루 평균 100억 달러(약 14조6000억 원)씩 재산을 불렸으나 2월 들어 급격한 하락세를 맞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스 CEO 등 주요 부호들이 한 달 만에 총 1380억 달러(약 201조9000억 원)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 글로벌 억만장자 재산, 한 달새 급감


2일(현지시각)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지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세계 최고 부자들의 재산은 총 3140억 달러(약 459조4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약 1500만명의 노동자들의 연봉을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다.

그러나 이같은 증가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2월 들어 주요 IT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억만장자들의 재산도 빠르게 줄어들어서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2월 초 머스크 테슬라 CEO의 재산은 4330억 달러(약 633조5000억 원)에 달했지만 현재는 3490억 달러(약 510조6000억 원)로 감소했다. 약 900억 달러(약 131조7000억 원) 손실을 입었다는 뜻이다. 저커버그 메타 CEO의 재산도 같은 기간 2430억 달러(약 355조5000억 원)에서 2320억 달러(약 339조4000억 원)로 줄고, 엘리슨 역시 약 90억 달러(약 13조20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테크업계 부호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신흥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가 일으킨 돌풍이 이같은 하락세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 딥시크 R1 모델, 엔비디아·오라클 등 기술 기업에 직격탄


딥시크의 혁신적인 저비용 AI 모델인 R1이 시장에 등장하면서 기존 AI 선두 기업들을 뒤흔들었다. 특히 메타를 비롯한 경쟁사들은 긴장감을 드러냈고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딥시크의 급성장을 인정했다. 황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딥시크는 훌륭한 혁신을 이뤄냈으며 더욱 중요한 것은 세계적인 수준의 추론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딥시크의 성공으로 인해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한 달 만에 6000억 달러(약 877조8000억 원) 증발했고 이는 미국 주식 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하락 중 하나로 기록됐다. 황 CEO 본인도 200억 달러(약 29조3000억 원)의 개인 재산을 잃었고 현재 그의 순자산은 1030억 달러(약 150조7000억 원)로 줄어들었다.

충격파는 연쇄적으로 퍼졌다. 딥시크의 돌풍으로 전 세계 주요 기술 업계 억만장자들의 재산에서 총 940억 달러(약 137조5000억 원)가 증발한 것으로 추산된다. 엘리슨은 개인적으로 276억 달러(약 40조4000억원)를 잃어 세계 부자 순위에서 3위에서 5위로 밀려났다. 마이클 델컴퓨터 CEO도 엔비디아 주가 하락의 여파로 124억 달러(약 18조1000억 원)를 잃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