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PRI 보고서 "중국, 자체 개발 기술로 수입 무기 대체"

10일(현지시각) 스웨덴의 싱크탱크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무기 수입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이전 5년에 비해 64%나 감소했다.
SIPRI 보고서는 중국의 무기 수입 감소가 국내 무기 산업의 성장에 힘입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과거 러시아로부터 주로 수입했던 장비를 중국이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SIPRI의 시몬 웨즈먼 연구원은 "중국이 수입한 첨단 무기를 자국 기술로 대체하는 데 30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헬리콥터와 엔진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 발전이 두드러졌다. 웨즈먼 연구원은 "중국은 현재 전투기, 수송기, 함정용 엔진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며 "완전 중국산 헬리콥터를 자체 개발해 러시아와 유럽산 헬리콥터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무기 수입 감소는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의 전체 무기 수입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지역의 무기 수입량은 21% 감소했으며, 전 세계 무기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1%에서 33%로 줄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 본토뿐 아니라 대만과 한국의 무기 구매 감소도 전체 수입 감소에 기여했다.
반면, 일본은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수입 무기량을 93%나 늘렸다. 중국은 1990년부터 1994년 이후 처음으로 세계 10대 무기 수입국에서 탈락했으며, 인도, 파키스탄, 일본, 호주 등 아시아·오세아니아 4개국이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 대열에 합류했다.
무기 수출과 관련해 SIPRI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44개국이 중국산 무기를 수입했다고 밝혔다. 특히 파키스탄은 중국 무기 수출의 63%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이었다. 중국은 파키스탄의 무기 구매 및 조달에서 더욱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무기 수입의 81%를 중국산으로 채웠다.
하지만 중국의 전체 무기 수출량은 5.4% 감소했으며, 세계 무기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2%에서 5.9%로 줄었다. SIPRI 보고서는 중국이 무기 수출을 늘리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대형 수입국들이 정치적 이유로 중국산 무기 시스템을 구매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은 세계 최대 무기 수출국 자리를 지켰다. 미국의 무기 수출은 21% 증가했으며, 전 세계 무기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3%로 늘었다. 유럽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의 최대 고객이 되었으며, 미국 무기 수출의 35%를 차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의 무기 수입은 급증했다. 유럽의 NATO 회원국들은 무기 수입을 105%나 늘렸으며, 우크라이나는 세계 최대 무기 수혜국이 되었다.
이번 SIPRI 보고서는 중국의 군사적 자립도가 급격히 향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자체 기술력으로 수입 무기를 대체하며 군사력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의 안보 지형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