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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산업계, 트럼프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엇갈린’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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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산업계, 트럼프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엇갈린’ 반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를 포함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내 철강·알루미늄 산업 보호를 위한 조치라는게 백악관의 설명이지만 1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일부 산업계는 이를 환영하는 반면 제조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을 우려하는 등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결정과 이에 따른 업계 반응을 보도했다.

◇ 철강·알루미늄 업계 “필요한 조치” 환영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가 “미국 제조업과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체를 보호하고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내 철강·알루미늄 업계는 이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센추리 알루미늄의 제시 게리 최고경영자(CEO)는 “이전 정부에서 시행됐던 관세가 면제되면서 효과가 반감됐으나 이번 조치로 다시 미국 내 생산 투자를 늘릴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철강업계도 이번 관세 부과가 미국 내 생산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필립 벨 철강제조업협회 회장은 “최근 몇 년간 외국산 철강 수입이 급증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큰 타격을 받았다”며 “이번 조치는 미국 철강산업이 다시 경쟁력을 갖추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 제조업체 “비용 부담 가중”…소비자 가격 상승 우려


반면, 자동차 및 소비재 제조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짐 팔리 포드자동차 CEO는 “이번 관세 조치는 미국 자동차 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생산 비용이 오르면 결국 소비자에게 그 비용이 전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알루미늄협회 역시 이번 조치가 철강 및 알루미늄을 주요 원자재로 사용하는 산업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협회 회장인 찰스 존슨은 “미국 내 알루미늄 산업이 여전히 캐나다에서 공급받는 원자재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캐나다산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는 미국 내 공급망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관세 부과가 제조업 전반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NYT와 인터뷰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가격이 상승하면 자동차, 전자제품, 건축자재 등의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며 “결국 소비자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 트럼프 “미국 산업 보호 최우선”…무역 갈등 장기화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 부과가 미국 내 철강·알루미늄 산업 보호뿐만 아니라 외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미국 제조업체와 노동자들에게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관세 조치는 미국 산업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글로벌 무역 갈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캐나다·멕시코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도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