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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럽산 와인·증류주에 200% 관세 위협…佛 샴페인 업계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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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산 와인과 증류주에 대해 200% 관세 부과를 위협하면서 프랑스 샴페인 업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16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에 대응해 이 같은 방안을 검토 중이다.

프랑스 샴페인 생산의 중심지인 에페르네에서는 미국의 관세 위협으로 업계 전반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225년 역사의 샴페인 하우스인 미셸 고네의 매니저인 칼빈 부셰는 "200% 관세는 미국으로의 샴페인 수출을 사실상 중단시키려는 의도"라며 "125달러(약 18만원)짜리 샴페인이 하룻밤 사이에 375달러(약 54만원)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은 프랑스 샴페인의 최대 해외 시장으로 지난 2023년에는 약 2700만병이 수출됐다. 이는 금액으로 8억1000만 유로(약 1조3000억원) 규모다. 샴페인 생산은 4000개 이상의 독립 와인 생산자와 360개의 샴페인 하우스가 있으며 연간 약 3억병을 생산하고 있다.
에페르네의 또 다른 샴페인 하우스인 베세라 드 벨레폰의 대표 나탈리 두세는 "우리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좋은 소식은 아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악천후로 인한 수확량 감소와 젊은 층의 소비 감소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관세 위협은 추가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에릭 롬바르 프랑스 재무부 장관은 이번 무역 전쟁을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판하며 미국과 긴장 완화를 위해 워싱턴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요 샴페인 하우스들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 내 수입업자들도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프레이밍햄의 와인 유통업체인 비니어드 로드의 마이클 리스 대표는 "200% 관세는 사람들이 삶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을 막을 것"이라며 "작은 사업체와 레스토랑, 소매점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