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자지라 "후계 구도 위한 숙청으로 추정"

아프리카의 빈국 남수단에서 대통령이 부통령을 구금하는 등 정치적 혼란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국제연합(UN)은 2018년 종식된 내전이 다시 발발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뉴욕타임즈와 BBC 등 외신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리에크 마차르 남수단 제1부통령이 소속된 정당 수단인민해방전선(SPLM/IO)은 현지 시각 26일 "정부가 트럭 20대 규모의 무장 호송대를 파견, 마차르 부통령과 그의 아내인 안젤리나 테니 내무장관의 거주지를 습격했다"며 "경호원 모두 제압됐으며 두 사람은 가택연금됐다"고 발표했다.
마차르 부통령이 이끄는 SPLM/IO는 본래 살바 키르 먀아르디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측에 대항해 남수단 내전을 일으켰던 군부 반군이었다. 2013년부터 양 측은 남수단 전역에 걸쳐 내전을 벌였으나, 2018년 평화 협정을 맺고 마차르 부통령 등 요인들이 정부에 합류해 공식적으로 내전을 종식했다.
그러나 3월 15일 우랑 주 폭탄 테러, 18일 아코보 주 폭탄 테러 등 각지에서 폭력 사태와 국지적 전투가 빈발하자 그 배후로 SPLM/IO를 지목하고 그 지도자를 구금한 것으로 보인다.
알 자지라는 정치 분석가들의 발언을 인용, 올해로 73세를 맞은 살바 키르 대통령이 후계 구도를 안정화하기 위해 정적인 마차르 부통령을 숙청하려는 행보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마차르 부통령은 72세로 리크 대통령과 불과 1살 차이이다.
UN 남수단 임무단의 니콜라스 헤이솜 대표는 "남수단의 지도층은 2018년 합의했던 평화협정을 복구하느냐, 그 이전으로 회귀하느냐의 기로에 섰다"며 "지난 7년 동안 힘겹게 얻은 이익을 잃고 내전 상태로 돌아간다면 남수단은 물론 인근 국가 전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