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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트럼프 자동차 관세에 '맞불'...일부 모델 가격 10%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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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트럼프 자동차 관세에 '맞불'...일부 모델 가격 10% 인상

4일 이탈리아 마라넬로의 페라리 공장 외부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4일 이탈리아 마라넬로의 페라리 공장 외부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산 자동차 관세 25% 부과에 대응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일부 모델의 차량 가격을 10%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페라리는 4월1일 이후 특정 모델의 가격을 10%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반적인 페라리 차량 가격은 최대 5만 달러(약 7300만 원) 오를 전망이다.

페라리는 4월 2일 이전에 수출하는 모든 차량의 가격은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페라리는 4월 2일 이후에는 페라리 296, SF90, 로마(Roma) 등 세 가지 모델의 가격은 유지되지만, 인기 모델들의 가격은 최대 10% 인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격이 오르는 모델에는 프로산게(Purosangue) SUV, 12칠린드리(12 Cilindri), F80 등이 포함된다. 기본 가격이 약 43만 달러인 프로산게의 경우에는 가격이 약 4만3000달러 오른다. 기본 가격이 350만 달러 이상인 F80 한정판 모델의 경우 35만 달러 이상 가격이 인상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모든 자동차에 다음 달 3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페라리는 현재 모든 차량을 이탈리아 마라넬로 공장에서 생산한다.

페라리는 지난해 1만3752대의 차량을 생산했고 오는 10월에는 첫 순수전기차 페라리도 출시할 계획이다.

CNBC는 관세가 페라리의 차량 판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페라리의 대부분 차량에 대해 이미 1년 이상의 구매 대기자 명단이 있을 만큼 인기가 뜨겁기 때문이다. 페라리의 구매자들이 일반적으로 가격 인상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부유층이라는 점도 관세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페라리의 수익성에는 어느 정도 타격이 예상된다. 페라리는 이날 "2025년 재무 목표를 유지한다"고 밝혔지만 "이자·법인세 차감 전 영업이익(EBIT)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수익성 마진은 0.5%포인트 감소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달 CNBC와의 인터뷰에서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최고경영자(CEO)는 "페라리 구매자들이 부유하기는 하지만, 회사가 관세로 인한 추가 비용을 너무 많이 전가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후폭풍으로 미국의 완성차 제조업체 주가가 이날 일제히 급락한 가운데서도 페라리의 주가는 3% 넘게 상승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