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현지시각)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경기 침체 위험과 관세 부과 불안감 속에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본 엔화가 최고의 헤지 수단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의 카막샤 트리베디 글로벌 외환·금리 및 신흥시장 전략 책임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 엔화가 투자자들에게 최고의 통화 헤지 기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의 전망치는 이날 현재 달러 대비 149.50엔 중심으로 거래되는 엔화 가치가 지금보다 7% 넘게 상승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골드만의 전망치는 블룸버그가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연말 환율 중간값 추정치인 145엔보다도 엔화가 더 강세를 보일 것임을 시사한다.
트리베디는 "엔화는 미국의 실질금리와 미국 주식이 함께 하락할 때 가장 좋은 성과를 내는 경향이 있다"면서 "엔화가 미국의 성장률 하방 전망에 대해 더 매력적인 헤지 수단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번 주 골드만삭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가 미국 경제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하면서 올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횟수 전망치를 2회에서 3회로 수정했다. 골드만은 또한 성장과 관세에 대한 우려로 올해 미국 주식시장의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전망치를 6200에서 5700포인트로 하향 조정했다.
트리베디 전략가는 관세 부과가 위험 요소지만, 오는 4일 발표될 고용 지표 등 미국의 경제지표가 달러화의 향방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노동시장 지표가 약세를 보이면 미국의 성장 전망에 집중하는 투자자들에게는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러한 우려를 감안할 때 엔화는 매우 좋은 헤지 수단"이라고 밝혔다.
엔화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확대되면서 지난 4년 동안 약세 기조를 면치 못했고 지난해 7월에는 1986년 이후 최저치인 달러당 161.95엔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헤지펀드들은 올해 들어 엔화 약세에 베팅하는 포지션 규모를 줄였고 엔화는 달러 대비 완만한 반등세를 보였다.
블룸버그의 마크 크랜필드 전략가는 "달러/엔 환율의 하락 경로는 일본은행(BOJ)이 다음 분기에 장기 채권 매입을 축소하겠다고 발표한 뒤 미국 국채와 일본 국채의 수익률 스프레드가 축소되면서 주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의 트레베디는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는 지금과 같은 시나리오에서 엔화가 더 절상될 여지가 있다"고 예상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