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에서 6일(현지시각) 주요 주가지수가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안으로 인한 세계 무역 전쟁의 우려와 유가 폭락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블룸버그는 이날 중동 주요 주가가 2020년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겪으며 세계 무역 시장에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타다울 종합지수는 한때 6.1% 하락했고, 카타르와 쿠웨이트의 주요 지수도 5.5% 남짓 하락했다.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지표인 텔아비브 35종 지수는 2023년 10월 이후 대폭 하락했다. 당시 이슬람 무장조직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해 이를 계기로 가자 지구 전쟁이 발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지정학적 혼란 수준의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가장 큰 손실을 입은 종목은 세계 최대 석유수출기업 사우디 아람코로 시가총액은 한때 900억 달러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한 상호 관세가 세계적인 주가 하락을 야기하고 중동의 시세도 하락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광범위한 무역전쟁과 보복 조치의 위험이 더해져 공급망이 혼란에 빠지고 경제 성장이 둔화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리야드와 두바이에 기반을 둔 대체 자산 관리 회사 암왈 캐피털 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 파디 아비드는 “단기적으로는 걸프협력회의(GCC) 지역 내 주식시장도 세계 시장 흐름을 피할 수 없다”라며 “세계 금융위기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등 과거에도 유사한 현상을 많이 목격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동 주식시장에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은 원유가격의 장기 하락 리스크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 플러스가 예상보다 대폭적인 증산에 합의한 것 등을 받아 북해 브렌트유는 3일과 4일 총 13% 하락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분석가인 살리프 율마즈와 윌 헤어즈는 OPEEC 플러스의 예상보다 많은 증산에 더해 미국의 관세와 무역전쟁으로 인한 수요 압박까지 겹쳐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