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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한 실패작"…MS 게임 AI에 업계 반응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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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한 실패작"…MS 게임 AI에 업계 반응 '시큰둥'

게임 개발 전문 AI 모델 '뮤즈' 기반
웹 플레이 가능한 데모 버전 공개
저조한 성능에 "무용지물" 비판 쇄도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공개한 '코파일럿 게이밍 익스피리언스' 데모 실제 플레이 화면을 캡처한 것. 사진=MS이미지 확대보기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공개한 '코파일럿 게이밍 익스피리언스' 데모 실제 플레이 화면을 캡처한 것. 사진=MS

창사 50주년을 맞이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대화형 AI '코파일럿'을 핵심 미래 사업으로 점찍고 관련 기능, 서비스를 다수 선보였다. 여러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나 게임 분야 행보 만큼은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모양새다.

MS는 4월 4일 창사 50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열었다. 연이어 7일에는 코파일럿을 쇼핑, 입장권 예매, 취미 메모리 저장, 팟캐스트 생성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주요 업데이트 내용들을 공개했다.

코파일럿 랩스에선 이와 관련해 차기 서비스로 준비 중인 '코파일럿 비전', '코파일럿 팟캐스트'와 더불어 '코파일럿 게이밍 익스피리언스'를 공개했다. 1997년작 고전 1인칭 슈팅(FPS) 게임 '퀘이크 2' 실제 게임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실시간으로 게임 월드를 생성하는 것을 웹 상에서 체험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MS의 게임 개발 전용 AI 모델 '뮤즈'가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지난 2월, 과학 전문지 네이처에 뮤즈의 기반 기술을 묘사한 논문 '게임 플레이 아이디어 구상을 위한 세계와 인간 행동 모델'을 게재했다. 논문의 공동 저자로 MS 소속 연구자 22명이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실제 게이밍 익스피리언스는 '영상 생성형 AI'의 실험 버전에 가까웠으며 게임으로 플레이하는 것은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원본이 고전 게임임을 감안해도 그래픽 구현도는 너무 저조했고, 끊김 현상 또한 잦았다. AI의 연산 한계 때문인지 5분 가량 플레이하면 무조건 초기 화면으로 돌아가도록 제한돼있어 장기간 이용 또한 불가능하다.

'퀘이크 2'의 공식 이미지(왼쪽)과 코파일럿 게이밍 익스피리언스의 화면을 비교한 것. 사진=MS이미지 확대보기
'퀘이크 2'의 공식 이미지(왼쪽)과 코파일럿 게이밍 익스피리언스의 화면을 비교한 것. 사진=MS

게임·기술 전문지들은 연이어 체험판에 비판을 쏟아냈다. 영국의 PC게이머는 "막대한 연구 예산과 에너지가 들어갔다곤 믿을 수 없는 실패작"이라고 지적했다. XDA디벨로퍼는 "열병에 걸린채 꾸는 최악의 악몽", RPS(락 페이퍼 샷건)는 "게임인의 삶 그 자체에 대한 모욕"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포브스의 게임 전문 칼럼니스트 폴 타시는 "게이머 관점에서 봤을 때 이 데모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에게 조차 추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현대의 비극(Modern Tragedy)"이라고 평했다. 미국의 매체 인버스는 "MS는 의도와 달리 생성형 AI가 게임 개발의 미래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뮤즈 연구진 또한 해당 서비스의 한계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MS 공식 블로그를 통해 연구진은 "적 캐릭터와의 상호작용 상 불확실성, 제한적인 경험의 범위, 눈에 띄는 지연 시간 등 한계와 약점이 명확하다"며 "지금의 뮤즈는 '게임 이용(Playing the game)'이라기보단 '모델 작동(Playing the model)'을 하는 것에 가깝다"고 밝혔다.

MS는 최근 게임 AI와 관련해 여러 구설수에 휘말렸다. 최근 자회사로 인수한 액티비전 블리자드에선 '콜 오브 듀티' 인게임 공식 이미지에 손가락이 6개인 좀비가 등장해 AI 활용 논란에 휘말렸다. 이후 액티비전은 별다른 공지 없이 스팀 플랫폼에서 '생성형 AI 툴을 게임 애셋 개발에 일부 활용했다"고 명시했다.

반면 또 다른 자회사인 '마인크래프트' 개발사 모장 스튜디오는 이매진게임네트웍스(IGN)와의 인터뷰에서 "AI를 통해 마인크래프트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 "사람으로서 만나야만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는 생태계"라며 생성형 AI의 게임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