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트럼프, 중국산에 125% 관세 폭탄…美 소비자 가격 ‘직격탄’ 우려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트럼프, 중국산에 125% 관세 폭탄…美 소비자 가격 ‘직격탄’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125%의 초고율 관세를 전격 부과하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체감할 가격 인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자제품부터 의류, 가구까지 광범위한 생활용품 가격이 줄줄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며 일부 제품의 경우 가격이 수십%씩 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야후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시장에 대한 중국의 무례함”을 이유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4%에서 125%로 인상했다고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같은 날 일본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교역국에는 ‘90일 유예’와 함께 기본 10%의 낮은 관세율을 적용한다고 발표해 중국만을 노린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은 더 이상 미국을 착취할 수 없다”며 고율 관세가 ‘즉시 시행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같은 관세 인상이 고스란히 미국 소비자의 지갑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관세는 수입업체가 부담하는 구조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비용이 소비자 가격에 전가되기 때문이다. 야후뉴스는 “기업이 관세를 흡수하지 않는 한 소비자 가격에 직접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전체 생산 공정 중 상당 부분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은 최대 54% 가격이 오를 수 있으며, 이 경우 가격은 2000달러(약 291만원)를 넘길 수 있다. 현재 미국으로 수입되는 섬유제품의 30%가 중국산인 만큼, 의류 가격도 줄줄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가구, 조명, 장난감, 스포츠 용품, 페인트 등 중국 의존도가 50% 이상인 생활 필수품들이 광범위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소비자들이 애용하는 중국 쇼핑앱 ‘테무’와 ‘쉬인’의 영향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5월 2일부터는 800달러(약 116만원) 미만 중국발 국제우편물에 적용되던 면세 혜택이 사라지고 최고 150달러(약 22만원) 한도 내에서 90%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전체 면세 국제우편물 중 절반가량이 중국발이고 이 가운데 30% 이상이 테무와 쉬인을 통한 것이다.

농업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은 매년 중국에 약 246억5000만달러(약 36조원)의 농산물을 수출하고 있는데 중국이 이에 대해 84%의 보복 관세를 예고하면서 미국 농가의 수출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부터 관세 인상을 연속적으로 추진해왔다. 2월 4일 10% 관세를 시작으로, 3월 4일에는 20%, 4월 2일 54%, 4월 9일 104%를 거쳐 하루 만에 125%까지 인상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하버드비즈니스리뷰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의 2017~2021년 관세 정책은 수입 비용을 낮추지 못했고 제조업 일자리 회복 효과도 미미했다. 오히려 소비자 물가만 상승하고, 농업 분야는 피해를 본 것으로 평가됐다.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은 “보복하지 않으면 보상한다는 원칙을 명확히 했다”며 “중국은 자초한 결과”라고 주장했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관세 전쟁이 결국 미국 소비자의 부담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