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경영칼럼] 성급한 판단의 오류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

글로벌이코노믹

[경영칼럼] 성급한 판단의 오류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

이누리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이미지 확대보기
이누리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
사회과학에서는 가설을 검증할 때 두 가지 오류 가능성을 논의한다. 하나는 제1종 오류로, 실제로는 맞는 것을 틀렸다고 판단하는 경우를 말한다. 다른 하나는 제2종 오류로, 틀린 것을 맞는다고 보는 실수를 의미한다. 조직에서는 이 두 가지 오류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여기서는 제1종 오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통계학에서는 두 가지 오류를 모두 경계해야 한다. 특히 제1종 오류를 더욱 주의하라고 강조한다. 즉 ‘무죄인 사람을 유죄로 판단하는 오류’는 반드시 피해야 할 실수로 간주된다. 잘못된 판단은 개인이나 조직에 큰 피해를 줄 수 있으며, 이는 인재의 잠재력을 차단하고 지속적으로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리더가 범할 수 있는 제1종 오류의 예로는 성과가 저조한 직원을 단순히 무능력하다고 오판해 다양한 가능성을 배제한 채 판단하거나, 스스로 관대화 경향을 보이며 조직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기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현상은 왜 발생할까?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는 지위가 높아질수록 피드백을 받을 기회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리더는 자신의 경험적 판단에 의존해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커진다. 심리학자 게리 클라인은 “우리의 뇌는 빠르게 결론을 내리려는 경향이 있으며, 다른 대안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한계를 지적한 바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자 앤더슨과 동료들은 사람들이 자신의 판단을 쉽게 바꾸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음을 실험 연구를 통해 밝혔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위험 감수 성향과 소방관의 성공률 사이에 관계가 있다’는 사례를 보여주고, 그 관계에 대한 설명을 직접 작성하게 했다. 이후 “사실 그 정보는 모두 가짜였다”고 명확히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여전히 그 잘못된 관계를 믿는 경향을 보였다.

이 연구 결과가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구성원의 주장이 자신의 가치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신념을 고집하면 구성원의 사기를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권한을 독점하게 될 위험이 있다. 이는 조직이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기회를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사회과학에서 이루어지는 통계적 검증은 기본적으로 가설 검증 시 오류 가능성을 인정하며 매우 신중하게 판단한다. 연구자는 자신의 연구 가설과 반대되는 영가설(零假說·H₀)을 세우고 이를 기각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연구자가 주장하는 가설이 참일 때, 영가설이 우연히 기각될 확률이 5% 이하인 경우에만 영가설을 기각하고 연구 가설을 지지한다. 통계적 검증은 ‘내 주장이 완벽히 옳다’고 접근하지 않는다. 대신 ‘우연히 잘못된 결론에 이를 가능성(예: 5%)’이 있음을 인정하며 신중한 태도로 가설을 검증한다. 이러한 통계적 태도는 조직 내에서 사람을 평가하거나 판단할 때도 본받아야 한다. 단편적인 정보나 순간적인 인상만으로 성급히 단정 짓기보다는, 오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겸손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이누리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