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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샤오펑, 세계 첫 자체개발 AI 칩 탑재 자율주행차 출시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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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샤오펑, 세계 첫 자체개발 AI 칩 탑재 자율주행차 출시 임박

기존 엔비디아 칩보다 컴퓨팅 성능 3배 뛰어난 '튜링 칩' 이번 분기 적용
샤오펑 CEO "모든 생산 모델에 사용될 것... 홍콩 등 해외시장 진출 가속화"
2021년 4월 19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오토 상하이 쇼의 미디어 데이에서 샤오펑(Xpeng) P5 전기 자동차(EV)가 전시된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1년 4월 19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오토 상하이 쇼의 미디어 데이에서 샤오펑(Xpeng) P5 전기 자동차(EV)가 전시된 모습. 사진=로이터
중국 전기차(EV) 제조사 샤오펑(Xpeng)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칩을 탑재한 반자율주행차를 이르면 이번 분기부터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샤오펑은 '튜링(Turing)' 칩으로 명명된 자체 AI 반도체를 개발해 국제 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라고 15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허 샤오펑(He Xiaopeng) 샤오펑 CEO는 인터뷰에서 "우리의 칩은 앞으로 전 세계 모든 자동차에 탑재될 것"이라며 "홍콩과 다른 해외 시장의 교통 규칙을 통합해 내년 중 자율주행 시스템을 갖춘 자동차가 거리에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모델이 처음으로 자체 개발 칩을 사용할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샤오펑의 '튜링' 칩은 현재 대부분의 스마트 자동차에 설치된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오린 X(Drive Orin X)'보다 컴퓨팅 성능이 3배 더 강력하다고 회사 측은 주장했다. 또한, 이 칩은 샤오펑 계열사에서 개발 중인 비행 자동차와 로봇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허 CEO는 덧붙였다.

'캉하이(Canghai)'로도 알려진 샤오펑의 AI 플랫폼의 핵심인 이 칩은 레벨 4(L4) 자율주행 기능을 위해 설계됐다. 이는 2014년 설립 이후 샤오펑이 중국 본토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를 위한 풀스택 자체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려는 비전을 상징한다.
현재 P7 세단과 G6 SUV와 같은 샤오펑의 자동차는 중국 본토의 고속도로와 도심에서 자동으로 경로를 탐색할 수 있지만, 운전자는 운전대를 잡고 완전히 경계해야 한다. 이들 차량은 레벨 2+(L2+)의 반자율 주행 기능을 갖춘 것으로 분류된다.

자율주행 수준의 정의에 따르면, L3는 '핸즈오프(hands-off)' 시스템으로 간주되지만 여전히 운전자가 안전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필요시 운전에 참여해야 한다. 반면 L4는 미국에 본사를 둔 SAE 인터내셔널이 정한 표준에 따라 지정된 지역 내에서 운전자가 도로에서 눈을 뗄 수 있는 수준이다.

샤오펑은 지난달 홍콩에서 AI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테스트하겠다고 발표하며 반자율주행 차량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번 발표는 15일 홍콩에서 개최되는 '샤오펑 글로벌 브랜드 나이트' 행사에 앞서 이루어졌으며, 이 행사에서는 드론과 자율주행 플랫폼을 포함한 최신 제품과 기술이 전시될 예정이다.

상하이에 본부를 둔 국제 지능차공학협회(International Intelligent Vehicle Engineering Association)의 데이비드 장(David Zhang) 사무총장은 "샤오펑과 같은 선도적인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중국 도로에서 운행할 때 자율주행 능력이 테슬라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들의 기술은 지역적으로만 최적화되어 있으며 테슬라의 FSD(완전 자율 주행) 시스템만큼 국제적이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중국 본토에서 6만4000위안(약 8776달러)에 출시된 테슬라의 FSD 소프트웨어는 차선 표시를 읽고 신호등을 인식하는 능력에서 샤오펑의 운전자 지원 시스템보다 성능이 떨어진다고 장 사무총장은 지적했다.

샤오펑은 테슬라의 중국 FSD 소프트웨어 출시에 앞서 더 많은 구매자를 유치하기 위해 'X NGP'(내비게이션 가이드 파일럿)로 알려진 반자율 주행 시스템의 사용을 중국 본토 모든 도시로 확대했다. 이는 중국 본토에서 최초로 전국적으로 반자율주행 시스템을 제공한 사례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는 프리미엄 시장 부문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으며, 샤오펑과 상하이에 본사를 둔 니오(Nio), 베이징에 본사를 둔 리 오토(Li Auto)는 테슬라에 대항하는 중국의 주요 경쟁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편, 샤오펑의 계열사인 에어로HT(AeroHT)는 중국 본토에서 비행 자동차를 개발하는 선두 업체 중 하나로, 이 비행 자동차도 15일 홍콩에서 열리는 발표회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AI 기술 탑재 자동차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새로운 차별화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체 AI 칩 개발은 미국의 기술 제재에 대응하고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하려는 중국 기업들의 노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