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사 차량에 탑재된 HW3 컴퓨터가 완전 자율주행(레벨 4~5)을 지원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대규모 하드웨어 교체 또는 금전적 보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테슬라는 지난 2016년부터 “모든 차량이 완전 자율주행에 필요한 모든 하드웨어를 갖췄다”고 주장하며 HW2.5, 이후 HW3 버전의 자율주행 컴퓨터를 탑재해왔다. 하지만 머스크는 지난 1월 “HW3는 무감독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는 성능이 아니다”고 시인했다. 그는 “완전자율주행(FSD) 패키지를 구매한 고객들에게 HW3 컴퓨터를 업그레이드해줘야 한다”며 “고통스럽고 어려운 과정이 되겠지만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HW3 컴퓨터는 지난 2019년 4월부터 2023년까지 테슬라 차량에 기본으로 탑재됐으며 전 세계적으로 약 400만대가 운행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일렉트렉은 전했다. 이 가운데 FSD 패키지를 구매한 차량은 최소 50만대 이상으로 교체 비용만 5억 달러(약 7000억원)를 넘을 전망이다.
문제는 FSD 구매자가 아닌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테슬라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모든 차량에 완전 자율주행 하드웨어가 탑재돼 있다”고 지속적으로 홍보해 왔다. 이에 따라 HW3 차량 보유자 상당수가 자신이 자율주행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실제로는 추가 비용 없이 해당 기능을 구현할 수 없는 상태다.
미국 법원은 이미 2022년 테슬라에 대해 자율주행 컴퓨터 무상 업그레이드를 명령한 바 있다. 당시 판결은 FSD를 구매하지 않은 고객에게도 혜택이 적용돼야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선례가 됐다.
머스크는 HW4 컴퓨터 탑재 차량에서도 FSD가 완전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일렉트렉은 “HW2.5와 HW3에서도 같은 주장을 반복했던 만큼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일렉트렉은 “테슬라는 HW3 차량 전부를 교체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고, 일부 소비자에게만 보상하거나 차량 교체 유인을 제공하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다행히도 많은 사람들이 FSD를 구매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이같은 발언은 기존 고객들의 불만과 법적 소송 가능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일렉트렉은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는 자율주행 관련 허위광고를 둘러싼 소송이 증가하고 있으며 HW3 관련 소송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