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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 외국인 관광객 이탈로 최대 130조원 타격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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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 외국인 관광객 이탈로 최대 130조원 타격 전망

3월 외국인 미국 입국 10% 감소...캐나다·유럽서 미국 방문 기피 움직임 확산
3월 28일 미국 뉴욕 최고의 관광 명소인 타임스퀘어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3월 28일 미국 뉴욕 최고의 관광 명소인 타임스퀘어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경제가 외국인 관광객 입국 감소와 미국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올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15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올해 미국 경제가 외국인 관광객 감소와 미국 제품 불매운동으로 최대 900억 달러(약 128조 원)에 달하는 타격을 입을 것으로 골드만삭스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국제무역청(ITA)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비행기를 통한 비시민권자의 미국 입국은 전년 동기 대비 거의 10% 감소했다.

골드만삭스는 최악의 경우 올해 여행 감소와 미국 제품 불매운동에 따른 피해가 국내총생산(GDP)의 0.3%인 9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이동 제한 조치가 해제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해외여행이 다시 활기를 띠자, 외국인 여행자들의 입국은 미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왔다. 그렇지만 국경에서의 적대감 증가, 지정학적 마찰 및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고조로 많은 여행객이 휴가 계획을 재고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고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어야 한다고 언급한 뒤 미국으로의 휴가 여행을 취소한 캐나다인들이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캐나다인들은 넷플릭스 구독을 취소하는가 하면 식료품점에서도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지 않기 위해 원산지를 확인하는 데 시간을 쏟고 있다.

ITA에 따르면 외국인 여행객들은 지난해 미국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2540억 달러(약 362조 원)를 지출했다. 또한 지난 3월 초 ITA는 올해 미국으로 입국하는 외국인 여행객 수가 2019년의 사상 최대치에 약간 못 미치는 77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지만 미국 공항에서 여행객들에 대한 체포와 구금 조치 등이 잇따라 보도되면서 여행객들의 미국 방문 기피 움직임이 확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캐나다 주요 공공기관은 직원들에게 미국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미국을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의 지출 규모가 거의 200억 달러(약 28조5000억 원) 정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미국의 항공료, 호텔 요금 및 렌터카 비용이 3월에 하락하는 등 해외 관광객 감소 징후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물가 분석업체 인플레이션 인사이트의 오마이어 샤리프 회장은 "특히 북동부 지역에서 호텔 요금이 거의 11% 하락했는데 이는 캐나다인들의 여행 감소에 기인할 수 있다"면서 "잠재적으로 이 지역 경제에 약간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OAG 에이비에이션 월드와이드 보고서에 따르면 9월까지 캐나다의 미국행 항공편 예약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0% 감소했다. 호텔 예약 플랫폼 아코르 SA에서 여름철 미국 여행을 예약한 유럽 관광객 수도 25% 감소했다.

골드만삭스의 조셉 브릭스와 메건 피터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31일 자 보고서에서 "미국의 관세 발표와 동맹국들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가 미국에 대한 전 세계의 여론을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어 "이러한 역풍은 이미 미국 GDP 전망에 반영된 관세의 직접적인 부정적 영향과 외국의 보복에 따른 수출 감소 외에도 올해 미국 GDP 성장률이 컨센서스 예상치를 하회하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