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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선트 美 재무 "중국, 미 국채 무기화하지 않았다...우리가 언제든 바이백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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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선트 美 재무 "중국, 미 국채 무기화하지 않았다...우리가 언제든 바이백 가능"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미 채권시장 혼란에 중국 개입 가능성 부인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15일(현지 시각) 야후파이낸스와 한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 국채 시장 혼란에 중국이 개입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15일(현지 시각) 야후파이낸스와 한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 국채 시장 혼란에 중국이 개입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에서 글로벌 관세 전쟁의 야전 사령탑인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15일(현지 시각) 중국이 미국 국채를 무기화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관세 전쟁을 시작한 이후 미국 국채 시장이 혼란에 빠졌고, 그 배후에 중국의 투매가 있을 수 있다는 월가의 분석이 나왔었다.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이날 미 경제 매체 야후파이낸스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가 대응 수단이 있고, 우리가 바이백(buyback)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부르고 싶지 않지만, 적대적인 경쟁국이 미국 국채 시장을 무기화하거나 정치적 목적으로 불안정하게 만들어 국채 가격이 일정 수준에 이르렀다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판단하면 우리와 함께 어떤 조처를 할 것이나 그런 일은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야후파이낸스는 최근 미국 뉴욕 증시에서 주가 하락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투자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에서 이상 기류로 관심을 돌려야 한다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주식시장이 불안정하면 채권시장으로 투자금이 몰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증시와 동시에 채권시장에서도 투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미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38%까지 올랐고, 주택담보대출(모기지)금리도 7%를 넘었다. 지난주에만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50bp 올랐다. 이는 지난 20년 사이에 최고 상승폭이다. 채권시장에서 수익률과 가격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도하는 것은 그들의 경제적 이익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부인과 부부 싸움을 하면서 집에 불을 지를 수 있으나 그것은 내게도 좋지 않은 일”이라면서 “만약 그들이 국채를 매도하기 시작했다면 그들에게도 국채 가격이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도 달러를 모으고 있는데 그 달러로 무엇을 하려고 하겠느냐”면서 “그들이 국채를 판다면 위안화를 사야 한다는 뜻이고, 그렇게 되면 위안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나 그들은 현재 정반대로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위안화 약세가 그들의 정책이어서 미국 국채를 무기화하는 것은 그들의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월가는 채권시장에서 대규모 투매 현상이 벌어진 혼란 사태의 배후에 중국이 있는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미 국채가 안전자산 지위를 의심받으면서 투자 자산이 미국 밖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한 것은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매도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이 관세 전쟁에서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고 글로벌 금융 시장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8년 미·중 간 무역 분쟁이 심화했을 당시에 해외 공적 기관의 미 국채 보유 잔고가 낮아진 적이 있었다.

미 국채는 관세 전쟁에서 중국이 미국에 대응할 카드 중의 하나라는 주장도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론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잠재적 핵 옵션을 쥐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5월 말이 돼야 중국의 4월 외환보유고 증권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고, 더 명확한 자료는 6월 중순에 공개되는 미 재무부 지표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 재무부가 공개한 지난 1월 지표에 따르면 중국은 미 국채를 7608억 달러 보유해 일본(1조793억 달러)에 이어 보유량이 둘째로 많았다. 중국은 미 국채 보유량을 줄여나가는 추세지만 그 속도는 느린 편이다.

미 정부는 국채 금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미 정부가 원금과 이자를 보증하기에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증가한다. 미 은행의 모기지론과 신용카드 대출, 자동차 리스 금리에도 연동돼 미국 가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닛 옐런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은 미국 채권의 투매 상황에 대해 "미국 경제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고 밝혔다. 옐런 전 장관은 전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달러 기반의 자산을 기피하기 시작했다"면서 "미국 경제정책과 기반 자산에 대한 신뢰 상실을 시사하는 패턴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