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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압류한 美 식품회사로 군 식량 공급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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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압류한 美 식품회사로 군 식량 공급 계획

지난 10일(현지시각) 러시아 로스토프 지역 바타이스크에서 징집된 병사들이 부대 배치를 앞두고 열린 환송식에 줄지어 서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0일(현지시각) 러시아 로스토프 지역 바타이스크에서 징집된 병사들이 부대 배치를 앞두고 열린 환송식에 줄지어 서 있다. 사진=로이터
러시아 정부가 압류한 미국 소유의 통조림 식품회사 글라브프로둑트를 군 식량 공급 업체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7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회사는 현재 국유화돼 러시아 연방재산관리청 소속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러시아 당국은 이 회사를 통해 국가방위군과 국방부에 식량을 공급할 방침이다.

로이터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글라브프로둑트의 새 경영진은 러시아 검찰총장에게 보낸 공문에서 “안정적인 생산을 보장하기 위해 압류가 필요했으며 국가방위군과 국방부를 위한 식량 공급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해 10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거주 중인 소유주 레오니드 스미르노프로부터 이 회사를 압류했다. 이 회사는 러시아가 국유화한 유일한 미국 소유 기업이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이 문제를 러시아와의 외교적 협상 의제로 삼겠다고 밝혔으며 스미르노프 측은 러시아 검찰이 제기한 자금 유출 혐의를 부인하며 “러시아식 기업 강탈”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러시아 검찰은 스미르노프가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약 13억8000만 루블(약 237억 원)을 해외로 불법 반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 중재법원은 지난달 12일 검찰 요청에 따라 글라브프로둑트 자산을 공식 압류했으며 본격적인 심리는 18일 열릴 예정이다.

로이터는 이같은 움직임 뒤에 드루즈바 나로도프라는 식품업체가 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2019~2020년 러시아 국가방위군의 단독 식량 공급업체였으며 글라브프로둑트 새 사장은 이 업체의 요청에 따라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드루즈바 나로도프의 소유 구조는 비공개지만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2022년 당시 공개된 기업등기부 자료를 인용해 농업 대기업 ‘N.I. 트카체프 아그로콤플렉스’와 연계된 법인이 이 회사를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는 이메일 주소 도메인(agrocomplex.ru)을 공유하고 있으며 아그로콤플렉스의 실소유주는 알렉산드르 트카체프로 확인됐다. 그는 크림반도 병합을 지지한 혐의로 2014년 유럽연합 제재 명단에 올랐으며 이후 러시아 농업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