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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팅 투자, 아이온큐·리게티보다 마이크로소프트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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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팅 투자, 아이온큐·리게티보다 마이크로소프트 주목해야

美 투자 전문매체 모틀리풀 "2025년 최고 양자 컴퓨팅 주식은 MSFT"
아이온큐·리게티 급등했지만… "클라우드 강자 MSFT가 장기적 안전 투자처"
MSFT, 기술 혁신·안정적 성장 동시에 가능… 거대 플랫폼 기반 시너지 효과 기대
 지난달 31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산업 무역 박람회 중 하나인 하노버 메세 당일 마이크로소프트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31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산업 무역 박람회 중 하나인 하노버 메세 당일 마이크로소프트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동력 중 하나로 꼽히는 양자 컴퓨팅 기술이 월가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기존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압도하는 잠재력은 인류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기대를 낳으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실제로 양자 컴퓨팅 기술 개발의 선두 주자로 여겨지는 아이온큐(IONQ와 리게티 컴퓨팅(RGTI)의 주가는 2023년 이후 각각 600%, 1100%라는 놀라운 상승률을 기록하며 이러한 열기를 반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의 과도한 투기적 열풍에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마치 과거 닷컴 버블 시대를 연상시키는 일부 신생 기업들의 급등세는 투자자들에게 ‘묻지마 투자’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다.

이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술 산업의 견고한 기반을 다져온 기업에 주목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19일(현지시각) 미국 투자 전문매체 모틀리풀이 올해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해야 할 양자 컴퓨팅 관련 주식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FT)를 꼽으며 그 이유를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양자 컴퓨팅의 복잡성, 마이크로소프트의 꾸준함이 답이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는 0과 1이라는 두 가지 상태만을 나타내는 비트(bit)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반면, 양자 컴퓨팅은 양자역학의 원리를 이용해 큐비트(qubit)라는 새로운 정보 단위를 활용한다. 큐비트는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중첩’이라는 특성과 여러 큐비트가 서로 얽혀 하나의 시스템처럼 작동하는 ‘얽힘’이라는 특성을 통해 기존 컴퓨터로는 상상할 수 없는 막대한 연산 능력을 제공한다.

이는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 구현은 물리학의 최첨단을 넘나드는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마요라나 1’이라는 양자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기체, 액체, 고체의 상태를 모두 아우르는 새로운 물리적 물질인 ‘위상 부도체(topological superconductor)’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 인류를 새로운 과학적 영역으로 이끄는 혁신적인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현재의 양자 컴퓨터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불안정한 작동 환경, 엄격한 제어 조건, 그리고 잦은 오류 발생 등 상용화까지는 극복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전문가들은 실제 응용 분야에 적용될 만큼 기술이 성숙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클라우드가 열어갈 양자 컴퓨팅의 미래


하지만 양자 컴퓨팅 기술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경우, 그 시장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양자 컴퓨팅 시장의 연간 매출 규모는 2030년까지 10억 달러에서 20억 달러에 달하고, 2040년에는 900억 달러에서 1,700억 달러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연구 기관마다 예측치에는 차이가 있지만,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 시장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부 투자자들은 혁신적인 기술력을 가진 신생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지만, 필자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미 클라우드 컴퓨팅은 글로벌 기업들의 필수적인 IT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기업들은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과 유지 보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체 서버 구축 대신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 또한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성장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현재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60% 이상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과 같은 거대 기술 기업들이 점유하고 있다. 이들은 이미 구축된 강력한 클라우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양자 컴퓨팅 역량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국, 온프레미스(자체 구축형) 양자 컴퓨터 시스템의 시장 규모는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작을 수 있으며, 이는 아이온큐나 리게티 컴퓨팅과 같은 소규모 순수 양자 컴퓨팅 기업들의 장기적인 시장 지배력 확보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기적인 안전 투자, 마이크로소프트가 해답이다


화려한 기술적 혁신보다는 꾸준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마이크로소프트가 더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양자 컴퓨팅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충분한 잠재력과 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자 컴퓨팅 기술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압도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막대한 자금력과 기존 제품 및 서비스와의 시너지 효과는 마이크로소프트에게 경쟁 우위를 제공하며, 이는 곧 안정적인 성장 기반으로 이어진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은 2조 9,000억 달러에 달하는 거대 기업이다. 하지만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이 31배 수준이고, 장기 성장률이 연간 12%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할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매력적인 투자 대상임에 틀림없다.

반면, 아이온큐와 리게티의 현재 시가총액은 각각 56억 달러, 25억 달러로 마이크로소프트에 비해 훨씬 작다. 하지만 이는 곧 투자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두 회사의 작년 총매출액은 5,400만 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며, 양자 컴퓨팅 산업 자체가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향후 성장세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더욱이, 두 회사 모두 아직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으며, 향후 추가적인 자금 조달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지분 희석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장 큰 강점은 양자 컴퓨팅 기술의 성패와 관계없이 이미 강력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진 우량 기업이라는 점이다. 안정적인 수익 기반과 미래 성장 동력을 동시에 갖춘 마이크로소프트는 적어도 올해는 가장 선호하는 양자 컴퓨팅 관련 주식이다. 승자와 패자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양자 컴퓨팅 시장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안전한 투자 선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