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제조업 분야가 향후 10년 동안 약 380만개의 일자리를 채워야 하는 상황이지만 Z세대의 외면으로 인력난이 심화할 수 있다고 미국 경제매체 패스트컴퍼니가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회계법인 딜로이트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계는 고령화로 인한 퇴직과 산업 확장으로 인해 오는 2035년까지 수백만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이 약 10만개의 제조업 일자리를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Z세대는 제조업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관 해리스폴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Z세대는 배관이나 건축 같은 일부 기술직에는 호감을 보였지만 산업 현장에서의 제조업 직군에 대해서는 임금 수준과 안전 문제를 이유로 꺼리는 경향을 보였다.
실제로 산업안전 소프트웨어 업체 소터 애널리틱스가 실시한 조사에선 Z세대 응답자 중 20%가 제조업 직종은 보수가 낮다고 답했고 25%는 “산업 현장은 안전하지 않다”고 밝혔다.
Z세대가 중시하는 유연한 근무 환경도 제조업에 대한 기피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딜로이트는 제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고정된 근무시간과 출근 필수 조건 때문에 젊은 세대의 이탈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교대 근무 시간 조정이나 교대조 교환 같은 방식으로 유연성을 도입한 일부 기업은 인력 이탈을 줄이는 데 효과를 봤다고 전했다.
또 Z세대는 직장에서의 ‘의미 있는 일’이나 ‘자아실현’을 중요시하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블루칼라 직종 종사자 중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3%에 불과했다. 이는 다른 직종 평균인 53%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특히 Z세대의 만족도는 세대 평균보다 더 낮았다.
패스트컴퍼니는 “Z세대는 제조업을 단기적 일자리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고 장기적인 경력으로 삼으려는 의지가 낮다”며 “제조업계가 직무 만족도와 유연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젊은 인력 확보에 계속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