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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시장 지각변동] 지방은행 800만 외국인 공략…인뱅과 공동대출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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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시장 지각변동] 지방은행 800만 외국인 공략…인뱅과 공동대출 '돌파구'

불 꺼진 '이자 장사'…6개 지방은행 가계대출, 인뱅 3사와 단 1조3000억 차이
중기 시장도 부진하자 포트폴리오 재편 움직임
'중신용' 외국인 고객·'기술력' 인뱅과 합작 눈길
한 은행의 창구가 비어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한 은행의 창구가 비어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역경기 침체에 시달리는 지방은행이 여신 이익 확보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국내 800만 외국인 고객의 신용대출 등을 공략하는 외국인 생활 플랫폼과 외국인 전용 영업점 등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또 인터넷전문은행과 손잡고 자금조달·대출심사를 공동 진행해 대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은행이 외국인 공략 확대, 인터넷전문은행과 공동으로 대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4개 지방은행(BNK부산·경남, JB광주·전북)과 대구에 본점을 둔 iM뱅크, 제주은행 등 6개사의 지난해 가계대출 합계는 총 70조8748억원이다.

이는 카카오·케이·토스 뱅크 등 인뱅 3사의 합계(69조5385억원)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규모다.
지방은행의 가계대출 동력이 위축된 이유는 금리 경쟁력이 떨어진 탓으로 파악된다. 지방은행 6개사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내렸던 지난해 11월(취급) 기준 4.05~9.21%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평균 금리 4.72~5.16% 및 인뱅 3사의 금리 4.65~5.41%와 비교해 하단은 낮지 않고 상단은 크게 높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을 비롯한 대출금리 수준과 경쟁력은 시중은행, 인뱅, 지방은행 순으로 우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대구에서 시작한 iM뱅크가 비용을 들여 시중은행 전환과 수도권 개점에 나선 것도 단순 고객 파이라도 늘리기 위함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지방은행 순이익에 상당히 기여했던 기업대출도 고꾸라지는 추세다. 4개 지방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은 2023년에서 지난해까지 단 1조2956억원, 대기업대출은 동기간 2조3540억원 느는 데 그쳤다.

당분간 중기와 건설 시장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자 지방은행은 가계대출 지분을 확대한 포트폴리오를 채비하고 있다. 관심 고객은 외국인 손님이다. 일례로 JB금융은 국내 최초로 외국인 종합 생활 플랫폼을 이달 중 공개하며, 앞서 광주은행은 연초 외국인 전용 영업점을 열면서 이들 대상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중신용의 외국인 고객 유치가 지방은행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의 외국인 고객은 813만 명인데, 이 중 4대 은행 이용자 비중만 600만여 명이다. 단순 계산 시 나머지 200만 명 고객을 6개 은행이 나눠 확보해야 하는 셈인데, 신용도 책정이 안 되는 외국인 고객도 다수라 실제 대출이 가능한 인원은 현저히 줄어든다.

은행 관계자는 “통상 시중은행이 취급하는 일반신용대출은 대기업 급여 등 소재가 특정되는 급여를 받는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나간다”면서 “평가사 미등록 등 공식적인 신용도 확인이 어려운 고객 가운데 대출 여력이 적정한 이들을 분류해 취급을 늘린다면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방은행이 이들 대상 자체 평가모형을 운영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공동 대출’도 지방은행 이익 활로의 사례다. 이 대출은 지방은행이 인뱅과 손잡고 자금조달·대출심사를 함께 진행해 대출을 공급하는 상품으로 광주·전북은행, 경남은행이 현재 운영 중이다. 부산은행도 케이뱅크와 함께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으로 한정된 공동 대출 특성상 금리가 최우선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지리적 한계를 인뱅의 기술력으로 상쇄한 상품인 만큼 금리 메리트로 타 경쟁(상품)과 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