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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풍→액션 피규어→레고…밈 유행에 신난 오픈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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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풍→액션 피규어→레고…밈 유행에 신난 오픈AI

오픈AI, GPT-4o에 이미지 생성
'지브리 풍' 이미지 생성 대유행
사용자 수·유료 가입자 증가
개인 이미지로 AI 학습 논란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챗GPT를 사용해 자신의 사진을 '지브리 풍'으로 만든 후 X에 공유했다. 사진=나렌드라 모디 총리 X이미지 확대보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챗GPT를 사용해 자신의 사진을 '지브리 풍'으로 만든 후 X에 공유했다. 사진=나렌드라 모디 총리 X
"이 사진을 지브리 풍으로 그려줘!"

이 글은 오픈AI가 GPT-4o 기반의 새로운 챗GPT 이미지 생성기를 출시한 뒤 본격적으로 확산됐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지브리'는 '모노노케 히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천공의 성 라퓨타', '이웃집 토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추억의 마니', '마루 밑 아리에티', '벼랑 위의 포뇨' 등으로 알려진 명가다. 특히 전반적으로 온화하고 따뜻한 색감과 화풍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 지브리의 그림을 챗GPT에 자발적으로 학습시킨 이는 다름 아닌 전 세계 사용자들이다. 때마침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자신의 사진을 지브리 풍으로 만든 이미지를 소셜미디어에 게재했다.

무료 사용자도 이미지 생성이 가능해짐에 따라 사용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브리 풍' 작업에 힘입어 챗GPT의 주간활성사용자수(WAU)는 올해 처음 1억50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브리 풍'·'지브리 스타일'에 이어 유행하고 있는 '액션 피규어 스타일' 이미지. 이미지=챗GPT이미지 확대보기
'지브리 풍'·'지브리 스타일'에 이어 유행하고 있는 '액션 피규어 스타일' 이미지. 이미지=챗GPT


현재는 이 '지브리 풍' 유행이 한풀 꺾였지만 대신 '바비인형 풍', '레고 스타일'이 새롭게 유행하고 있다. 특히 서구권에서는 바비인형으로 대표되는 액션피규어를 생성하는 게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주로 자신의 사진이나 애완동물의 사진을 넣고 원하는 액션 피규어 모습을 텍스트 프롬프트로 설명하면 끝이다. 그러면 즉시 장난감 가게 진열대에서 보던 상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일론 머스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등 유명 인사뿐 아니라 스포츠 선수들이나 아티스트, 뮤지션들의 액션 피규어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 자신이 이용하는 소셜미디어 로고들이 피규어의 액세서리 키트처럼 포함되기도 한다.

브랜드와 공공기관들도 액션 피규어 밈에 동참하고 있다. 세계적인 비즈니스 커뮤니티 플랫폼 '링크드인'에도 자신의 액션 피규어 동영상으로 자신의 재능을 재치 있게 선보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유행은 너무도 빨라 최근 들어서는 레고(LEGO)를 활용한 피규어 생성도 인기다. 레고의 경우, 'U'자 모양의 손을 간직한 캐릭터 피규어로 만들기도 하지만, 특별한 여행지에서의 사진을 레고 상자로 만드는 것이 유행이 되고 있다.

한 소셜미디어 이용자가 챗GPT를 사용해 자신의 사진을 레고 박스 모양으로  만들어 공개했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한 소셜미디어 이용자가 챗GPT를 사용해 자신의 사진을 레고 박스 모양으로 만들어 공개했다. 사진=챗GPT


비록 지브리 스튜디오의 미야자키 하야오는 AI가 만든 생성물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지만 이 현상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디지털 문화, 창작 방식, 그리고 사회적 소통의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누구나 복잡한 디자인 기술 없이 간단한 프롬프트만으로 하이 퀄리티의 이미지를 만들 수 있게 됨에 따라 과거 즐겼던 문화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새로운 소셜 놀이로 재생산되고 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새로운 '밈(Meme)'는 이제 기술적 진보와 저작권·창작물에 대한 새로운 논란을 낳았지만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이 밈의 대유행으로 오픈AI는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생성형 AI 이미지 트렌드는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밈 스타일로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이러한 유행이 빠르게 바뀌고 있어 사용자들의 피로감도 금세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적어도 해당 유행이 촉발됐던 3~4월 챗GPT의 글로벌 앱 다운로드와 주간 활성 사용자가 각각 11%, 5% 증가, 인앱 결제 매출은 6% 증가했다.

다른 우려도 있다. 전 세계 수억 명의 사용자들이 개인 사진을 '자발적으로' 업로드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이미지는 사용자들에게 재미난 밈 이미지를 만들어주지만 반대로 오픈AI의 서버에 저장돼 AI 모델 훈련에 활용될 수도 있다.

개인정보 보호에 초점을 맞춘 스위스 IT 기업 프로톤(Proton)은 X에 “개인 사진을 AI와 공유하면 해당 사진이 AI 학습에 사용되기 때문에 사진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통제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프로톤은 또“데이터가 개인 맞춤형 광고에 사용되거나 제3자에게 판매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