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파월 의장 공세 재개, 관세 전쟁 불투명 등으로 자산 엑소더스

다우존스 주가지수는 이날 100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1932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주가가 내려갔다고 지적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가치는 급락했고, 장기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았으며, 금 가격은 또다시 신기록을 경신했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2.48%, S&P500은 2.36%, 나스닥은 2.55% 각각 급락해 3대 지수가 모두 2% 이상 내려갔다.
미 국채는 장기물 중심으로 금리가 오르고 있다. 21일 오후 현재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보다 11bp(1bp=0.01%포인트) 뛴 4.92%,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로 여겨지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8bp 오른 4.4%에서 움직였다.
단기물인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보다 3bp 하락한 3.76%를 오가고 있다. 장기물을 중심으로 한 국채 금리 상승은 투자자들이 만기가 긴 국채를 매도하기 때문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미 경제에 대한 중장기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국채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달러화 가치는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ICE 선물거래소에서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후 3시쯤 98.29로 전거래일 대비 1.1% 하락했다. 달러화 약세로 달러 인덱스가 97.9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22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온스당 3428.39달러로 전거래일 대비 3.03% 올랐다. 금 가격은 장중 온스당 3430달러까지 올라 신고점 기록을 세웠다. 금 선물 가격도 급등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4425.3달러로 전거래일보다 2.9% 올라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파월 의장을 '중대 실패자(a major loser)'로 칭하며 금리를 서둘러 내리라고 다시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의사결정이 매번 늦는다는 뜻)이자, 중대 실패자가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경기 둔화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수가 금리의 '선제적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현재 인플레이션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파월의 임기는 빨리 종료되어야 한다"고 사임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경기 침체 가능성을 언급함에 따라 그의 관세 전쟁으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그 책임을 파월 의장에게 돌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한 그가 관세 공세의 고삐를 늦출 기세를 보이지 않아 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확산했고, 이것이 ‘셀 아메리카’ 거래로 이어졌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