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구매 감소로 어려움 겪는 미국 농가 지원…트럼프 행정부 설득 '승부수'
美와 '패키지' 협상 목표…과거 미·중 무역 갈등 시 옥수수 구매 선례
美와 '패키지' 협상 목표…과거 미·중 무역 갈등 시 옥수수 구매 선례

일본의 관세 협상 수석 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특사는 오는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 미국을 방문하여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및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아카자와 특사는 일본이 미국과 포괄적인 "패키지" 협정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미국의 주요 농산물 수출품 중 하나인 대두가 일본이 협상 테이블에서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대두 수입은 주로 민간 기업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2024년 총 수입량은 317만 톤으로 전년 대비 0.5% 증가했으며, 미국은 이 수입량의 65.7%를 차지하는 최대 공급국이다. 브라질이 23.4%, 캐나다가 10.4%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필요에 따라 국내 기업들에게 미국산 대두 수입 확대를 요청할 수 있는 상황이다.
2023년 미국의 대두 수출량 중 54.3%는 중국으로 향했다. 그러나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미국산 대두 구매를 줄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였으며, 최근 백악관 복귀 이후에도 여러 국가에 대한 관세를 발표하는 등 강경한 무역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은 145%에 달하며, 중국 역시 이에 맞서 미국산 제품에 대해 125%의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대두협회(American Soybean Association)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농가에 미칠 피해를 우려하며 가능한 한 빨리 중국과의 협상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과거에도 무역 갈등 상황에서 미국 농가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협상력을 높인 사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중 미·중 무역 긴장이 고조되었던 2019년, 일본은 일본 농작물에 대한 병충해 피해를 이유로 미국 및 다른 해외 시장에서 사료용 옥수수 구매를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일본 농림수산부는 구매 시 보관료를 전액 보조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했다.
일본의 대두 수요는 지난 5년간 연간 350만 톤에서 390만 톤 사이를 유지하고 있으며, 수입콩은 주로 식용유 제조에 사용된다. 일본의 대두 자급률은 약 7%에 불과하여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의 미국산 대두 추가 구매 검토는 어려움에 처한 미국 농가를 지원하는 동시에, 미국의 관세 압박으로부터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적인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다. 향후 미일 관세 협상에서 일본이 대두 카드를 어떻게 활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