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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의 '관세 판도라 상자', 취임 100일 맞아 혼돈 넘어 재앙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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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의 '관세 판도라 상자', 취임 100일 맞아 혼돈 넘어 재앙 될까?

예측 불허 관세 폭탄, 세계 경제 '휘청'…동맹국 반발 속 '신질서' 구축 시도
미·중 무역 갈등 '출구' 요원…트럼프 '협상 카드' 쥐고 판 흔들기 지속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 백악관 행사에서 대대적인 무역 관세를 공개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 백악관 행사에서 대대적인 무역 관세를 공개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취임 100일을 앞두고 휘몰아치는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은 글로벌 무역 질서의 근간을 뒤흔들며 전 세계 경제를 극심한 혼돈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전례 없는 관세 인상과 번복이 반복되는 가운데, 미·중 간의 무역 갈등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심지어 미국의 오랜 동맹국들조차 트럼프 행정부의 변덕스러운 행보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내걸고 무역적자 감축과 국내 제조업 부흥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 강경한 관세 정책을 고수하고 있지만, 이는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을 증폭시키고 세계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낳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격랑 속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 무역 갈등의 지속적인 부정적 영향을 반영하여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으며, 중국 역시 성장률 전망치 하향과 함께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내수시장을 확대하며, 고질적인 부동산 시장의 위기를 해결하고 미래 성장 동력인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는 등 경제 구조 전반의 대대적인 전환의 필요성에 직면해 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조치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하며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양국 간의 고위급 협상 재개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암울한 전망 속에서도 일부 주요 다국적 기업들은 트럼프발 '관세 폭풍'의 직접적인 영향권 아래 놓인 중국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바탕으로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일본의 토요타는 중국 상하이에 대규모 전기차(EV) 생산 공장 건설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결정했으며, 또 다른 일본 자동차 기업인 닛산 역시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해외 시장으로 수출하는 전략을 발표하며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독일의 화학기업 바스프(BASF) 또한 중국 내 생산 시설 확대를 위한 추가 투자를 단행하는 등, 일부 글로벌 기업들은 단기적인 무역 갈등의 파고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베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외국인 직접투자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상당수의 기업들이 불확실한 상황을 관망하며 투자 결정을 유보하는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도 강경한 관세 정책을 지지하는 세력과 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공존하는 등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을 더욱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무역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강렬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의 경제 성장 잠재력을 훼손하고 심지어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일방적인 무역 압박에 맞서 중국은 전통적인 양자 협상에만 매몰되지 않고 다자주의 외교를 적극적으로 강화하며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공개적으로 미국을 '관세 무기화' 국가로 강하게 비판하며,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주요 유럽 국가들에 다자 무역 체제를 공동으로 수호하기 위한 '연대 전선' 형성을 적극적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이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 속에서 중국이 유럽과의 협력을 통해 국제 사회에서의 지지 기반을 확대하고,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전략적인 행보로 해석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판도라 상자' 개봉 이후 글로벌 무역 질서는 예측 불가능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으며, 미·중 간의 첨예한 대립은 쉽게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 속에서 각국은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고심을 거듭하고 있으며, 중국은 다자주의 외교라는 새로운 전략을 통해 이러한 난국을 타개하려 노력하고 있다. 격변하는 세계 경제 질서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무역 정책이 어떤 장기적인 결과를 초래할지 국제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