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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히스패닉계 트럼프 지지율 하락…경제·이민 문제에 불만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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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히스패닉계 트럼프 지지율 하락…경제·이민 문제에 불만 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7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시립공항에서 워싱턴DC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7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시립공항에서 워싱턴DC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히스패닉 유권자의 지지를 얻어 재선에 성공했지만 재집권 100일을 넘긴 현재 히스패닉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이터가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에 의뢰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히스패닉계 지지율은 지난주 34%로 취임 초기 대비 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반대율은 61%로 같은 기간 7%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미국인의 반대율은 53%로 5%포인트 상승한 것과 비교해 히스패닉층의 이탈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히스패닉 유권자의 46%를 얻어 2020년 대선보다 14%포인트 상승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는 1970년대 이후 공화당 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히스패닉 지지율이었다고 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연구소(AEI)가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 히스패닉 유권자 사이에서는 경제 불안과 강경한 이민 정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포터빌에 거주하는 멕시코계 미국인 해군 참전용사 안토니오 곤살레스 주니어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완화하고 생필품 가격을 낮추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어려운 시기가 있어야 좋은 시기가 온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인물이다.

또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학교 상담가 케일럽 곤살레스는 "범죄와 이민 문제에 집중하는 것은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시행착오를 거치며 정책을 조정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히스패닉계 유권자 사이에서는 불법 체류자에 대한 강제추방 문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메릴랜드주에 거주하는 히스패닉계 무당파 유권자 노르마 페레스는 "폭력적인 불법 체류자는 추방해야 한다"면서도 "모든 사람은 적법한 절차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영리 민권단체 유니도스(UNIDOS) 산하 라티노 투표 이니셔티브 책임자인 클라리사 마르티네스 데 카스트로는 "2024년 공화당이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경제 불만 덕분이었는데 지금은 경제가 나아지지 않으면서 경고등이 켜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를 책임지는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측은 여전히 히스패닉 지지층의 신뢰를 강조했다. 해리슨 필즈 백악관 부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의 꿈을 가로막는 장벽을 제거하겠다는 약속으로 라티노 유권자의 역사적 지지를 얻었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에 대한 히스패닉계 유권자의 지지율은 32%로 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백인 유권자 사이에서는 54%로 변동이 없었다. 불법 이민자 추방 강화에 대한 찬성 비율은 히스패닉 유권자 사이에서 42%로 나타나, 백인 유권자(63%)에 비해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20일부터 2월 20일까지 실시된 로이터통신/입소스의 조사 결과와 이달 21일까지 6일간 추가로 진행된 조사 결과를 합산해 분석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