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브릭스 외무장관들, 미국 무역 정책 속 다자주의 강화 다짐

글로벌이코노믹

브릭스 외무장관들, 미국 무역 정책 속 다자주의 강화 다짐

세계 GDP 40% 차지하는 11개국 블록, 미국 관세에 대응 방안 모색
인도 외무장관 불참 속 안보 문제와 경제 협력 의제 균형 추구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참가국 깃발.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참가국 깃발. 사진=로이터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을 중심으로 한 브릭스(BRICS) 외무장관들이 리우데자네이루 회의에서 미국의 공격적 무역 정책과 세계 갈등 속에서 다자주의 강화와 평화 증진을 위한 협력을 다짐했다고 29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마우로 비에이라 브라질 외무장관은 28일 열린 회의에서 브릭스가 분열되는 세계에서 "선을 위한 힘"으로 작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화로 가는 길은 쉽지도 않고 직선적이지도 않다"며 "브릭스는 모범을 보이며 안보가 소수의 특권이 아닌 모두의 권리인 다극화된 세계에 대한 믿음을 재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격적 무역 조치, 국제기구에 대한 신뢰 약화, 무력 충돌 확대라는 배경 속에서 진행됐다. 브릭스 장관들은 무역에 대한 "일방적 조치"를 비판하고 다자간 협상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공동 성명을 협상 중이다.

중국은 최근 미국이 중국 제품에 145%의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응해 더 강력한 비판적 표현을 요구했으나, 소식통에 따르면 최종 성명서는 "대립적인 어조는 피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브라질 관리들은 단일 통화 계획을 보류하고 대신 달러 의존도 감소를 위한 현지 통화 무역 촉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회의에 참석해 브릭스를 통한 협력 강화와 세계 질서 재편 가속화를 약속했다. 왕 부장은 브릭스의 "단합과 협력"을 환영하며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시스템" 구축에 기여할 것을 다짐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중국, 러시아, 다른 브릭스 회원국들이 "정의와 평등을 위한 운동의 최전선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주목할 만한 불참자는 인도의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외무장관이었다. 그의 불참은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4월 22일 인도가 통치하는 카슈미르에서 25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총기 공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다. 인도는 이 사건에 대해 파키스탄을 비난하며 "합당한 답변"을 하겠다고 밝혔으며, 자이샨카르 대신 브릭스 셰르파인 담무 라비가 인도를 대표했다.

아시아 소사이어티의 파르와 아메르는 자이샨카르의 불참이 실용적이고 전략적인 선택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인도의 관점에서 이 문제의 심각성을 다른 브릭스 회원국들과 국제사회, 특히 최근 파키스탄에 지지를 표명한 중국에 전달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퀸시 연구소의 사랑 시도레는 이는 브릭스에 대한 신호가 아닌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위기"의 반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브릭스가 안보 동맹이 아닌 경제와 거버넌스 지향적 그룹이며, 회원국들은 양자간 분쟁을 의제로 끌어들이는 것을 피해왔다고 강조했다.

비에이라 외무장관은 회의에서 가자지구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파괴적"이라고 묘사하고 이스라엘군 철수, 인질 석방, 인도주의적 접근을 요구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유엔 헌장의 원칙에 기초한 외교적 해법"을 촉구했으나 러시아의 역할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피했다.

브릭스는 최근 세계 인구의 거의 절반과 세계 GDP의 약 40%를 대표하는 11개 정회원국으로 확대되었다. 중국 외교부는 브릭스를 남반구 협력의 새로운 "중추"라고 평가하며, 브릭스 협력 메커니즘이 "글로벌 사우스가 집단적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출범했다"고 강조했다.

브릭스 장관들은 29일까지 양자 협의를 계속할 예정이며, 그 결과는 7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릴 제17차 브릭스 정상회담의 의제 설정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