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인텔 주요 공급사, 무역 불확실성 속 태국 생산 확대
"중국 경쟁사보다 5년 앞서 있어" 고급 AI 데이터센터 수요 주목
"중국 경쟁사보다 5년 앞서 있어" 고급 AI 데이터센터 수요 주목

유니마이크론의 T.J. 챙(Tseng) 회장은 28일 기자들과의 이례적인 브리핑에서 관세 전쟁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는다면 2025년 긍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챙 회장은 "지금까지는 관세로 인해 주문을 조정하는 고객이 없지만, 전반적으로 관세 인상이나 지정학적 긴장 고조가 글로벌 수요에 타격을 입히고 결국 직간접적으로 주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 상황이 악화되지 않는다면 올해와 내년에 전체 수요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 애플, 인텔 등 주요 미국 기술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유니마이크론은 최근 지정학적 변화에 대응해 미국 투자를 고려하고 있지만, 공급망 부족과 고객 수요 문제로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월 초 대규모 '호혜적' 관세를 발표해 시장과 공급망에 충격을 주었다. 특히 중국은 145%의 관세 부과 대상이 되었으며, 중국도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로 대응했다. 미국은 칩과 스마트폰에 일시적 예외를 두었지만, 중국의 예외 조치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에도 유니마이크론은 AI 칩 붐의 혜택을 받고 있다. 챙 회장은 AI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기판을 생산하는 최첨단 공장이 여전히 대만 타오위안시에 위치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생산은 해외로 확장하고 있으며, 태국의 첫 공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게임 콘솔 및 위성용 PCB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유니마이크론은 "태국에 5개의 공장을 지을 수 있는 충분한 땅을 확보했으며, 고객이 요청하면 나중에 칩 기판 제조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태국은 2022년 말부터 약 30개의 PCB 제조업체와 25개 이상의 PCB 장비 및 재료 공급업체가 새로운 투자를 시작하면서 인쇄 회로 기판의 글로벌 허브로 부상했다.
닛케이 아시아 분석에 따르면, 세계 10대 PCB 제조업체 중 8곳이 2024년 현재 태국에 새 공장을 건설했으며, 대만 인쇄회로기판협회는 태국이 전 세계 PCB 생산량의 약 4.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2년 3.5%에서 증가한 수치다.
유니마이크론은 올해 총 186억 대만달러(약 5.9억 달러)의 자본 지출 중 약 45%인 85억 대만달러(약 2.6억 달러)를 PCB 생산 용량 확장에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태국 공장에 36억 대만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며, 이는 국내 PCB 용량 확대에 투자할 28억 대만달러보다 많은 금액이다.
PCB 및 칩 기판 부문의 경쟁은 최근 몇 년간 중국 제조업체의 시장 진입으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는 베이징의 기술 국산화 정책에 힘입어 가속화되었으며, 경쟁은 동남아시아로 확대되면서 현지 토지, 수자원, 전력 자원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2023-2024년 태국에 투자한 55개 PCB 관련 기업 중 약 60%가 중국 기업이다.
이에 대해 챙 회장은 자사가 중국 경쟁사들보다 약 5년 앞서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서버에 필요한 고급 칩 기판의 경우, 아직까지 대만이나 일본 업체에 필적할 수 있는 중국 경쟁사는 없다"고 강조했다.
유니마이크론은 2024년 매출 1153억7000만 대만달러, 순이익 50억 대만달러를 기록했다. 회사는 탄소 발자국 감소를 위해 재생 에너지 사용을 강화하고 있으며, 2027년까지 전력의 최대 10%를 수소로 조달할 계획이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량 상쇄를 위해 현장 태양열 발전소와 공장 인근에 농장을 조성하는 등 친환경 경영에도 주력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