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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니의 전국 팔도 맛집 탐방(47) 정선 싸리골식당] 자연의 맛 품은 곤드레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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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니의 전국 팔도 맛집 탐방(47) 정선 싸리골식당] 자연의 맛 품은 곤드레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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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날이 계속 이어지면서 몸은 지쳐가고 정신적으로 피로가 쌓여 가는 것 같아 휴식을 가질 겸 정선으로 맛집 여행을 떠났다. ​맛집으로 여행간다는 생각만으로도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풀어진다.

​​들뜬 마음을 진정시키고 짐을 꾸려 정선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를 타고 가는 내내 일정을 잡아보았다. 어떤 음식을 먼저 먹어볼까, 어떤 식당을 먼저 가볼까, 생각만 해도 즐겁고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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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드레밥, 콧등치기국수, 올챙이국수, 모듬전 다양한 먹거리들이 떠올랐다.

문득 예전에 들었던 정선 아리랑 한자락이 생각이 났다.

"한치 뒷산에 곤들레 딱쥐기 마제메 맛만 같으면

고것만 뜯어다 먹으면 한해 봄 살아나네"

강원도 정선은 산지로 둘러 쌓여 있어 논이 적었다. 항상 먹을 것이 부족하다 보니 봄이면 산에서 나는 나물에 기대어 배고픔을 버티며 살았다고 한다. 산나물이 몸에 좋다고 하지만 지속적으로 먹으면 배탈이 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곤드레 만큼은 삼시세끼 먹어도 배탈이나 설사가 나지 않았다. 예전 정선사람에게는 귀한 산나물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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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과 먹거리가 궁핍하던 먹고 살기 힘든 그시절, 끼니를 때우기 위해 쌀과 곤드레를 넣어 지어 먹던 밥이 곤드레밥이었다. 지금은 많은 관광객들이 즐겨 먹는다는 정선의 별미음식 곤드레밥. 배고픔시절을 이겨내게 했던 곤드레밥을 먼저 맛보기로 했다.

정선에는 거의 모든 식당에서 곤드레밥을 한다고 한다. 그만큼 정선에서는 어디에서나 손쉽게 맛볼수 있다. 그래서 막상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하다가 현지분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이구동성으로 추천해 주는 곳이 있었다. 바로 싸리골식당이었다. 곤드레나물밥을 처음 만들어서 팔았던 곳으로 현지인들이 즐겨가는 곳이라고 한다. 가게에 도착하여 곤드레나물밥을 주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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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정선의 명물 곤드레밥.이미지 확대보기
강원 정선의 명물 곤드레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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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쟁반에 곤드레나물밥, 물김치, 젓갈, 콩나물, 열무김치, 무생채, 배추된장국이 등이 나왔다. 곤드레나물밥에 양념장을 넣기 전 먼저 한숟가락 떠서 맛을 보았다. 향긋하면서 은은한 곤드레 향이 먼저 입안에서 느껴진다.

곤드레는 부드럽고 씹을수록 담백한 맛이 더해지고 ​고슬고슬 지어진 쌀알은 구수한 맛까지 더 입혀진 듯했다. 이제껏 내가 먹었던 곤드레밥과는 전혀 다른 맛이었다.

한마디로 그 어떤 것도 섞이지 않은 자연의 맛을 보는 것 같았다. 특히 이곳에서 유독 눈길이 끄는 것이 있었다. 바로 자박장이었다. 곤드레밥을 먹을 때 보통 양념간장으로만 비벼먹었는데 그 맛이 궁금해졌다. 살짝 젓가락에 찍어 맛을 보니 강된장 같은 구수한 맛이 나면서 감칠맛까지 난다. 자박장을 넣어 비벼 먹어보았다.

곤드레향에 자박장의 맛이 더해져서인지 한층 깊은 맛을 느끼게 해준다. 또 다른 맛을 볼 수 있어 행복해지는 것 같았다. 곤드레밥 한그릇 비우면서 자연의 맛을 담고 나올 수 있어 행복했다.


권후진 맛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