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BIT 교수는 최근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선발 조건으로 "학업이 우수한 것 외에도 애국심이 필요하다"며, 중국 당국은 향후 4년간의 지능형 무기 체계 실험 계획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을 "세계에서 가장 젊은 AI 무기 과학자로 길러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국제 사회는 "중국 당국이 우수한 인재를 자율적 살인 무기 개발에 이용하고 있다"며, 중국 당국의 진정한 목적에 우려를 표명했다. 동시에 5000명의 후보생이 16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결국 '자율 살인 병기'의 연구 개발에 투입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간이 전혀 개입하지 않고 강력한 살상 능력을 보유한 AI 무기는 '킬러로봇(살인로봇)'이라고도 불린다. 그 결과 이러한 AI로봇 개발에 대해 윤리적 관점과 인도적 문제에서 그 위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SCMP도 BIT의 지능형 무기 체계 실험 계획 프로그램을 알리면서, 중국 당국은 자기 학습 능력을 갖춘 핵 잠수함에서 인간의 혈관에 들어갈 수 있는 마이크로 로봇까지 AI 기술의 응용에 주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올해 4월과 8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유엔(UN) '특정 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은 비인간적인 무기의 사용을 금지하는 국제회의로 UN 회원국 정부 관계자가 자율 살인 무기에 관한 규제 도입을 논의했다. 중국 또한 이에 동참했으며,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산하 환구시보는 9월에 발표한 논평 기사에서 "자율 살인 무기의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중국의 이 같은 계획에 국제 사회의 반발도 크게 일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의 맥스 텍마크(Max Tegmark) 교수는 "중국 당국은 유엔 회의에서 자율 살인 무기의 규제 도입을 강조하는 국가 중 하나이면서도, 어린 학생을 이용하여 'LAWS(자율 치명적인 무기 시스템)'를 개발하고 있다며,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텍마크 교수가 대표를 맡고 있는 비영리 단체 'FLI(Future of Life Institute)'는 지난 7월 "AI에 의한 자율적 살인 무기를 개발하지 않는다"는 서약서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를 포함해 구글 산하의 AI 연구 개발 기업 '딥마인드(Deepmind)'의 창업자인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와 쉐인 레그(Shane Legg) 등 세계 AI 관련 기업 160개사 관계자와 AI 연구자 2400명 이상이 서명했다.
유엔 대학 정책 연구센터의 사이버 기술 연구원 엘레노어 포웰(Eleonore Pauwels) 또한 교육 기관인 중국 BIT가 AI를 활용한 무기 개발에 주력할 것을 우려했다. 포웰은 중국 학생들이 개발한 새로운 AI무기 기술이 기존의 생명공학, 양자컴퓨팅, 나노기술, 로봇공학 등과 결합되면 "안전과 군사적 패권 다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