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른 부담감때문이었을까. KT는 26일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KT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사고로 인한 통신장애를 조속히 복구하기 위해 오는 29일 예정된 5G 기자 간담회를 취소한다"고 밝혔다.이 자리에서는 5G 상용화 준비 현황과 향후 사업전략을 공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화재사고에 따른 고객 불편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공식 피해 배상에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간담회를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국가기간망 관할 통신사로서의 KT 위상과 신뢰성이 크게 실추된 점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유형의 비용 손실보다도 더큰 손실일 수 밖에 없다.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가 이런 피해와 두려움을 시민들에게 가져다 준 적은 일찍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따른 4분기 경영 실적 부진 가능성은 5G통신서비스 추가 투자를 앞두고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통신대란 여파로 KT의 4분기 영업이익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KB증권은 KT의 4분기 영업이익을 2503억원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피해 보상액(약 320억)을 반영할 경우 4분기 영업이익은 2000억원대 초반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또다른 부담은 KT아현 지사 화재로 인한 조직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KT 새노조 측은 25일 성명서를 통해 경영진을 성토하고 나섰다. 성명서는 "이번 화재가 발생한 KT 아현지사는 분산배치, 백업체계 구축 등 최소한의 통신 공공성마저 외면한 경영진의 무책임성으로 인해 완전 복구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짐작조차 힘든 상황"이라고 주장하는 등 경영진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KT경영진은 대외적으로 고객들을 다독여야 하는 것은 물론 조직의 안정성까지도 지켜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후폭풍은 KT에만 머무르지 않고 있다. 세계최초의 5G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28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기술력을 과시하려던 SK텔레콤은 KT와 같은 내용으로 진행할 예정이었던 행사를 연기했고, LG유플러스도 현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재구기자 jklee@g-enews.com,@· 표진수 기자 vyv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