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빠른 반응속도가 필요하면 스마트공장 주변 5G기지국에 별도의 분산 서버인 ‘모바일 엣지 컴퓨팅’을 설치해 데이터 전송에 필요한 구간을 줄이기도 한다. '가상현실(AR)스마트 글래스'를 착용한 공장작업자는 AR안경을 통해 가동중인 공장에 가지 않고도 공장의 설비, 부품 정보, 조립 매뉴얼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중앙컴퓨터는 모듈별로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전달받아 공정 효율을 분석해 최적화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스마트제조혁신센터'는 국내 제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스마트 제조에 대한 연구개발, 시험, 테스트를 수행하는 조직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민관합동 추진단에서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많은 제조 공장이 스마트팩토리로 쉽게 전환될 수 있도록 5G네트워크 · 특화 솔루션·데이터 분석 플랫폼·단말을 ‘올인원 패키지’로 제공키로 했다.
SK텔레콤은 그동안 국내 제조업체들이 ▲제조장비 가격 상승 ▲데이터 처리량 급증 ▲숙련공의 노하우 전수 단절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ICT 접목을 통해 이 같은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많은 기업이 있지만, 구축 비용과 복잡함 등으로 첨단 기술 도입에 제약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지 못하거나 빅데이터를활용하지 못하는 한계점도 지적했다.
이에따라 SK텔레콤은 현장 상황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분석해 개선점을 찾고, 이에 맞는 솔루션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5G, AI, 클라우드 등 첨단 기술을 설비 전반에 접목할 수 있도록 컨설팅도 한다. ‘올인원 패키지’는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하고자 하나 IT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에 특히 유용한 방식이다. 스마트팩토리 구축 단가를 낮추고,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현장 노하우를 데이터베이스로 축적할 수 있다.
아울러 SK텔레콤은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중앙화·가상화해 비용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심플 엣지’를 추진한다.
‘심플 엣지’는 각 설비별로 복잡하게 구성된 솔루션을 중앙서버로 가상화하고, 설비 끝단에 설치한 명령을 수행하는 간단한 장비다. 지금까지는 설비마다 센싱·분석·제어·동작을 위한 모든 장비를 설치해야 했다면, ‘심플 엣지’ 구조에서는 구축 장비 규모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아울러 SK텔레콤은 5G 스마트팩토리 규격 표준화를 주도해 생태계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날 SK텔레콤과 스마트제조혁신센터 주도로 총 19개 기업·기관이 참여하는 ‘5G스마트팩토리 얼라이언스(5G-SFA)’가 출범했다. 통신사로는 SK텔레콤이 유일하게 참여한다.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보쉬, 지멘스 등 스마트팩토리의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약 중인 기업들은 5G-SFA를 통해 분절된 기술·규격을 통일하고, 호환이 가능한 범용 솔루션을 만든다. 5G를 활용한 상용 기술, 사업 모델도 공동 개발한다.
통일된 규격이 마련되면, 5G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비용이 절감된다. 중소기업도 수월하게 솔루션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된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한 기업은 지난 3년간 생산성 30% 향상, 불량률 43.5% · 원가 15.9% 감소 성과를 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5G가 전세계 제조업에서 ‘35년 약 3조 3640억 달러의 경제 효과를 유발한다고 예상했다.
장홍성 SK텔레콤 IoT/Data사업단장은 “올인원 패키지, 심플 엣지, 규격 표준화 등을 통해 5G스마트팩토리가 기존 성과와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고부가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SK텔레콤과 스마트제조혁신센터는 5G스마트팩토리 솔루션 5종을 공개 시연했다. 솔루션 5종은 사람과 협업을 통해 전체 생산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5G, AI, 클라우드 등 첨단 기술도 탑재됐다. 범용 솔루션으로 어떤 기업이든 쉽게 도입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5G 다기능 협업 로봇'은 2m(가로)x1m(세로)x1.5m(높이) 크기로, 6축 로봇팔, 3D센싱 기능을 탑재한 카트형 로봇이다. 이 로봇은 내부 공간에 스스로 제품을 적재하고 자율주행으로 이동한다. 로봇은 근로자의 요청에 따라 제품을 다음 생산 라인으로 옮기거나 불량품만 따로 모아 별도 공간으로 운송하는데 주로 쓰인다.
인공지능 서버와 연결된 5G는 다기능 협업 로봇에 명령을 전달한다. 로봇이 자율주행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주변 상황을 전달하기도 한다.
SK텔레콤은 이 로봇을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 ‘셰플러’, 광학기기 업체 ‘씨메스’, 자동화S/W 업체 ‘엔스퀘어’ 등과 공동 개발했다. 셰플러 안산 공장에 내년 1분기 상용화할 계획이다.
'5G 스마트 유연생산 설비(Smart Base Block)'는 생산라인을 마치 블록 쌓듯 만들 수 있는 솔루션이다. 1.5m(가로)x1m(세로)x2m(높이) 크기의 한 모듈마다 부품 제조를 위한 로봇팔 등이 탑재돼 있다. 생산, 검수, 포장 등을 담당하는 모듈 3~10개가 모여 하나의 제품 생산 라인이 만들어진다.
만약 생산 라인에 새로운 기능이 필요하면 모듈을 더하고, 공정 시간을 줄이고 싶다면 모듈을 빼면 된다.
5G는 각 모듈의 자동화 컴포넌트(센서, 제어기, 로봇팔 등)를 무선화 하는 데 사용된다. 모듈별로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중앙컴퓨터로 전달해 공정 효율을 분석하기도 한다.
'5G 소형 자율주행 로봇(AMR)'은 사람과 협업을 위한 소형 로봇이다. 하단에 달린 바퀴 4개로 좁은 공간에서도 능숙하게 움직인다. 자율주행을 통해 장애물을 스스로 피한다.
로봇 상단은 용도에 맞게 바꿀 수 있다. 작은 로봇팔을 장착해 근로자에게 연장을 전달할 수 있으며, 쉴드박스를 장착해 중요한 부품을 다른 라인으로 전달할 수도 있다. 근로자들을 찾아다니며 음료를 제공하는 도우미 역할 기능으로 개조도 가능하다.
5G는 모바일 로봇 여러 대가 동시에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제어 명령을 내리는 역할을 한다. 5G로 연결돼 와이파이 연결보다 움직임 범위가 넓고, 안정성이 뛰어나다.
'AR스마트 글래스'는 근로자가 쓰는 AR안경을 통해 설비, 부품 정보, 조립 매뉴얼 등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5G는 AR정보를 항상 최신으로 업데이트한다.
'5G-AI머신비전'은 국내 1호 5G 산업용 솔루션으로, 자동차 부품이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가는 동안 1200만 화소 카메라로 사진 24장을 다각도로 찍어, 5G를 통해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한다. 서버의 고성능 AI는 순식간에 사진을 판독해 제품에 결함이 있는지 확인한다.
SK텔레콤은 5G-AI 머신비전이 근로자와 협업을 통해 1인당 생산성을 최대 2배까지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5G 상용화 이후 SK텔레콤은 다양한 기업과 5G-AI머신비전 도입을 협의하고 있다.
LTE는 단말과 데이터 종류에 관계없이 모두 같은 방식으로 전송 처리해 공장 형태 · 상황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일부 제약이 있었다. 5G는 설비 유형에 맞게 네트워크 성능을 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용량 데이터 전송과 인공지능 클라우드 서버까지 빠른 반응속도를 요구하는 ‘5G-AI머신비전’에는 고속 데이터 모드로 네트워크를 설정한다. 빠른 반응속도가 필요한 설비에는 ‘모바일 엣지 컴퓨팅’을 주변 5G 기지국에 설치해, 데이터 전송에 필요한 구간을 줄인다.
수 백 대의 자율주행 로봇이 충돌 없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좁은 공간에서도 많은 단말을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5G의 초연결 특성을 활용한다. 방위 산업용 부품이나 반도체 부품을 제조하는 공장에는 ‘양자암호통신’을 추가 적용해 네트워크 보안 강도를 높인다.
SK텔레콤은 유형별로 네트워크를 최적화할 수 있는 5G 전용 기술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2016년부터 선제적으로 개발해왔다. 28GHz 초고속 데이터 전송 기술, 모바일 엣지 컴퓨팅, 양자암호통신 등도 차례로 상용화할 계획이다.
장홍성 SK텔레콤 IoT/Data사업단장은 “5G 상용화로 스마트팩토리 개발과 구축을 우리나라가 주도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며, “다른 ICT회사, 공장자동화 전문기업과 협업하며, 새로운 5G 팩토리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 갈 것”이라고 밝혔다.
표진수 기자 vyv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