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지난해 매출 61조3417억원, 영업이익 2조7033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이뤄냈다. 하지만 지난 4분기는 신통치 않았다. 지난해 4분기(10~12월)에는 매출 15조7723억원, 영업이익 757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2017년 같은 기간과 비고해 매출은 7.0%, 영업이익은 79.4% 감소했다.
이처럼 LG전자의 주축인 스마트폰 사업이 LG전자 평균을 깎아 내려왔다. LG전자는 그동안 실적 발표 후 긍정적 전망을 내놓으며 기대감을 높여왔다. 최근 실적 발표 이후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제품력을 갖춘 프리미엄 신모델을 출시했지만 판매부진으로 예상보다 매출이 저조했다”며 “올 1분기부터 점차적으로 정상화될 것”이라고 또다시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전 세계적으로 3%대에 불과하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18년 3분기 기준으로 1.9%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더욱이 중국 화웨이와 샤오미 등에도 밀리는 양상이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스마트폰 사업의 정상화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숙제 중 하나다. 스마트폰 사업부문은 그동안 연속 적자로 매각설까지 제기됐지만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회생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구 회장이 MC사업본부에 권봉석 사장을 투입한 것도 특단의 조치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2019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권 사장을 MC사업본부장 겸 HE(홈엔터테인먼트&에어솔루션)사업본부장으로 겸임 배치했다. 권 사장이 OLED TV사업을 진두지휘하면서 최대실적을 이끌어왔던 점이 인사의 배경으로 꼽힌다.
4분기 적자에도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놓지 않는 이유로 스마트폰이 갖는 연결성과 확장성 때문이다. 5G(5세대 이동통신)시대를 앞두고 AI(인공지능)과 (IoT(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가전제품·자동차 등과 연결해 신성장동력을 만들어주는 허브 역할을 스마트폰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LG전자에 스마트폰 사업은 단순히 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LG전자의 스마트폰과 연계된 IoT 가전을 내놓으면서 제품 판매에서도 시너지를 노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자동차의 자율주행이나 커넥티드카 등과 접목을 하기 위해서라도 스마트폰은 필수적이다. TV전자의 TV·냉장고·에어컨 등 가전 뿐 아니라 자동차를 비롯한 모든 전자 장비와 연결할 수 있는 열쇠인 스마트폰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LG전자는 주도권 경쟁이 한창인 5G 시장에서 완성도가 높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적기에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고 스마트폰 사업의 새로운 기회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미래 준비 관점에서 스마트폰이 갖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디바이스’의 역할이 중요해져 선제적인 준비를 통해 5G와 새로운 제품을 내놔 매출을 늘리고 수익 구조도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출시 예정인 5G 스마트폰이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LG전자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19' 개막(25일) 하루 전인 오는 24일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5G 스마트폰을 처음 공개한다, 5G 스마트폰은 퀄컴의 최신 AP '스냅드래곤 855'를 탑재하고 배터리 용량은 4000mAh로 설계됐다.
LG전자는 지난달 실적 발표를 통해 “5G 스마트폰은 중요한 시장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5G 스마트폰이 시장에 안착한다면 MC 사업부문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철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