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이통1위 SK텔레콤은 요금제 인가를 받고도 느긋하게 2위 KT와 3위 LU유플러스에 비해 한 수 뒤진 3일에야 5G이동통신 요금제를 발표했다. 5G요금제를 신고한 29일 당일 오후에 요금제 패를 까 보인 LG유플러스가 5G요금제 경쟁의 선착수이자 신호탄이었다.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SK텔레콤이 3일 기자설명회를 열어 프로모션을 통한 8만원대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내놨다. 하지만 경쟁사만큼 강력한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 속도제어 없이 완전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한 KT와 비교할 때 실망스러웠다. SK텔레콤은 프로모션을 통해 한시적으로 이용 가능한 무제한 요금제를 내놨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꼼수 무제한 요금제가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 요금인가제에 우는 시장지배 사업자 SKT..."요금인가제 폐지돼야" 정부에 강한 불만
SK텔레콤 측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통신업계 1위인 SK텔레콤은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분류돼 있어 정부의 인가 없이 요금제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신규 요금제를 출시하려면 사전에 정부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요금 정보가 외부에 노출되고 경쟁사가 참고할 만한 기준을 제시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불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정부의 요금인가제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유영상 SK텔레콤 이동통신(MNO)사업부장(부사장)은 3일 열린 5G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현행 인가제는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고 진행 과정에서 베끼기 등의 문제가 있다"며 "경쟁 활성화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요금인가제는 폐지되는 게 맞다"며 정부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 요금 경쟁력 KT > LGU+ > SKT
유 부사장 말처럼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정부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진 5G 요금제 정보를 기준삼아 더 나은 요금제를 구성한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실제로 3사 모두 가장 저렴한 5G 요금제로 5만원대 상품을 만들었고,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요금 구간을 설정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요금제를 공개한 LG유플러스는 ▲5만5000원 ‘5G라이트’(9GB) ▲‘7만5000원 5G 스탠다드’ (150GB) ▲9만5000원 '5G 프리미엄’ (250GB) 3종으로 구성됐다. 경쟁사보다 전체 요금 구간을 낮추고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좀 더 늘린 것이 특징이다.
KT가 선보인 요금제는 ▲5만5000원 ‘5G슬림’ (8GB) ▲8만원 ‘슈퍼플랜 베이직’ (무제한) ▲10만원 ‘슈퍼플랜 스페셜’ (무제한) ▲13만원 ‘슈퍼플랜 프리미엄’ (무제한)이다. 월 8만원에 5G데이터, 음성,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파격적 혜택으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이에 맞서는 SK텔레콤의 5G 요금제는 ▲5만5000원 슬림(8GB) ▲7만5000원 5GX스탠다드(150GB) ▲8만9000원 5GX프라임(무제한) ▲12만5000원 5GX플래티넘(무제한) 등 4종이다. SK텔레콤은 이중 상위 2종에 대해 프로모션을 통해 ‘완전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단 오는 6월 말까지 가입한 고객에 한해, 또한 "우선은 연말까지"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 KT가 쏘아 올린 완전 무제한 데이터 경쟁
KT의 '완전 무제한' 데이터요금제는 '무제한 데이터 경쟁'을 촉발시키며 이통3사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역시 조만간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 대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3일 “요금제를 새로 추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고했고 4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혀 이를 뒷받침했다. SK텔레콤도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요금제를 추가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3일 기자간담회에서 유영상 SK테렐콤 부사장은 “5G 데이터 무제한 프로모션 연장 여부는 고객 니즈와 커버리지 상황을 보고 결정하려 한다”며 “정부 의견대로 중저가 요금제 수요를 반영해서 요금제를 냈고, 장기적으로 5G 시장 성숙도를 보면서 추가 요금제를 발표할 생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3사 모두 동일한 수준의 요금제로 맞붙는다면 누가 더 나은 서비스로 고객들을 사로잡느냐가 관건이다.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치열한 5G 전쟁에서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지웅 기자 jwa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