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3일 차세대 5G무선접속 네트워크용 핵심인 개방형기지국 분산장치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장비의 정확한 명칭은 동적 기능분할을 지원하는 5G 무선접속(NR) 기반 개방형 기지국 분산 장치(Distributed Unit)다.
기존 4G LTE 네트워크 상에서 5G 서비스 요구사항을 달성하기 위해 기존 장비를 사용할 경우 수백 Gbps급 대용량 전송 용량의 한계를 보이면서 비용부담도 큰 상황이다. 또한 이동통신 네트워크 구축에 필요한 장비들의 규격도 제조사마다 달라 중소기업들의 시장 진출의 어려움은 물론 이동통신 장비 시장 성장도 어려운 상황이다.
ETRI 연구진의 목표는 4G 네트워크 구조에서 중앙 기지국에 집중되어 있던 기능들을 분산시키는 개방형 5G RAN 구조 구축이다. 즉, 기지국 하나에서 모든 데이터 처리 기능을 담당하는 방식과 달리 기지국 기능을 나눠 일부 하위 기능을 담당하는 분산 장치들로 5G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다. 이 기술이 개발되면 5G 기지국 중앙 장치와 분산 장치를 연결하는 프론트홀 인터페이스의 용량을 크게 개선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중앙 장치에서 수행되던 일부 데이터 처리 기능을 분산 장치가 담당함으로써 중앙 장치로부터 수신해야 하는 통신 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기지국 기능이 통합된 장치를 구축하는 것보다 비용이 저렴하므로 분산 장치 구축 수를 늘려 5G 이동통신 서비스가 닿지 않는 음영지역을 줄일 수도 있게 된다.
연구는 두 단계에 걸쳐 이뤄진다.
1단계는 오는 2021년까지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필요로 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능분할 분산 장치를 개발해 5G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 개발 작업에는 ㈜KT, ㈜테크플렉스, ㈜에프알텍, ㈜쏠리드가 참여해 중소·중견기업에서 상용화할 수 있는 물리계층 기능분할에 중점을 두게 된다. 또한, 5G NR 규격을 준수하면서도 사용자가 체감하는 전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 밀리미터파(mm wave) 기반 하이브리드 빔 포밍 기술 개발과 능동 안테나 기술도 적용하게 된다.
2단계는 무선으로 접속할 수 있는 확장형 기능분할 분산 장치를 개발하는 것이다.
무선접속이라는 점에서 1단계에서 개발되는 유선연결 분산 장치와 차이점을 보인다.
ETRI는 2023년까지 저비용, 고효율 확장형 기능분할 5G 무선 장비를 개발해 이동통신 네트워크의 단순화, 구축 및 운용 비용 최소화, 서비스 범위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진은 연구개발 성과를 기반으로 핵심 원천 특허를 확보하고 이를 국제표준에 반영하기 위한 국제표준화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김태중 ETRI 미래이동통신연구본부장은 “5G 기지국 분산 유닛 기술은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이동통신 장비시장 참여를 늘리고 대기업과 함께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어 세계 최고 5G 상용화 인프라를 완성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호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미래통신/전파 PM도 “본 기술은 정부의 5G+ 전략 달성에도 부합하며 국가기술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이 장비 기술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KT의 이선우 인프라연구소장은 “KT는 ETRI 및 국내 중소·중견기업과 상생 협업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5G 이동통신 인프라 기술 확보 및 표준화를 통해 성공적인 상용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TRI 연구진은 국내 이동통신 장비산업 활성화를 위해 5G 기지국 분산 장치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개발하고 국내 중소·중견기업으로의 기술이전 및 상용화를 통해 5G 기술력 증대 및 장비 다변화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재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klee@g-enews.com